7년 전 <하나뿐인 지구 - 물건 다이어트> 일본의 한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 씨의 영상을 보고 적절히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때 미니멀라이프라는 삶을 방식이 신기했고
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나에게 딱 맞는 삶의 방식이었다.
그 이후로
집에 있는 자잘한 물건들부터 비우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순탄하게 흘러갔다.
작은 물건들을 비우는 것으로는 성에차지 않아서 큰 가구를 버리고 싶어졌다.
키 큰 책장 두 개와 화장대를 비워 나갔다.
침대와 식기 건조기를 비운다고 했을 때 신랑을 크게 반대를 했다.
그때는 신을 숭배하듯이 미니멀리즘에 빠져있었기에
신랑과의 마찰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침대는 신혼가구라서 11년이나 사용했고 프레임이 가라앉아서
침대밑에 먼지를 제거하기도 힘들었다.
나는 이런 이유로 침대를 비우겠다고 했고
신랑은 멀쩡한 걸 왜 버리냐고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둘의 생각이 아주 팽팽해서 좁혀지질 않았다.
둘의 의견이 너무 막강했지만
결국에는 신랑이 한발 물러나 의견 조율을 했고
침대와 식기건조기를 바로 버리지 않고
1년이라는 유예기간을 가지기로 합의를 봤다.
그 이후 바닥생활을 어언 6개월간 지속되었고
먼지가 쌓이지 않는 방에서 자는 생활에 만족하기 시작했다.
침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결국에는 침대는 비워지게 됐다.
식기건조기 또한 필요성보다 물때를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비우기로 결정했고
둘이 합의점을 찾는 시간이었다.
말이 합의점이라고는 하는데
더 강하게 밀고 나가는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서로 맞춘다고는 하는데 둘 다 만족하는 해결 방법은 없다는 걸 알기에
따라와 줄 수밖에 없는 게 결혼생활이 아닐까!
미안한 감정과 함께 나도 상대를 더 존중해 줘야겠다는 깨달음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지구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물건은 왜 비우지?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고 나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시기이기도 했다.
물건을 비울 때 그냥 버리지 않고
다른 이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나눔 하고 중고거래로 죄책감을 조금 내려났고
이 물건이 꼭 필요한 건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습관을 만들어갔다.
아이가 5살 때부터 스스로 물건을 버리도록 연습을 시켰다.
처음에는 엄마 마음대로 안 가지고 노는 것들을 버렸었는데
버리고 나면 귀신같이 꼭 그 물건을 찾는다.
"엄마 인형 어딨 어?"
"버렸는데" 그러면 울음을 터트리곳 했었다.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장난감이나 작은 물건들을 엄마 맘대로 버리면
아이에게 반감을 사게 되고 신뢰감을 잃을 수 있다.
한 달에 한번 주기적으로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버릴 것 남길 것 물려줄 것을 아이 스스로 나누게 하고
내 눈에는 하찮은 것이라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물건일 수 있으니
필요 없다고 할 때까지 기다려주자.
신랑의 물건 아이의 물건은 마음대로 버리지 않고
꼭 물어보고 버린다거나 기다려 주면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날이 온다.
"이 옷은 버려줄래."
필요 없는 내 물건만 비워 나가다 보면
어느덧 가족들도 시나브로 스며들게 되어있다.
그날을 기다려 보자.
집이 조금씩 깨끗해지면서 반려인들도 깔끔한 공간이 편하다는 걸 느끼게 되고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깨끗한 곳은 깨끗함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더러운 곳은 이거 하나 안 치운다고 이미 더러운데 어때 라는 심리를 가진다.
1969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필립 짐바르도(Philip G. Zimbardo) 교수가 실시한 실험으로
거리에 비슷한 자동차 두 대의 본닛을 열린 상태로 세워두고
한 대는 창문을 깨어부순 채로 관찰을 했는데 본닛만 열어둔 차는 1주일이 지나도 그래로였지만 창문까지 깨어놓은 차는 10분 만에 타이어와 배터리가 없어졌으며 심한 낙서와 함께 파손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다.
처음 미니멀리즘을 알고 비움을 실천했을 때는 왜 그렇게 빈 공간에 집착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같이 쓰는 공간이기에 함께 사는 사람과의 의견을 존중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걸 지금은 알고 있다.
빈 공간이 주는 힘이 대단하지만 가족들과의 공동생활도 중요하고
서로가 다른 가치관을 인정하다 보면 교차점이 오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