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부터 사고뭉치였다.
빙 둘러서 좌식으로 상을 펴고 밥을 먹던 라테시절.
물병 음료수병 물컵 들를 놔두면 무조건 옆 질렀다.
'뭐 때문에 물통은 항상 내 옆에 있는 거지?'
일어나다가 옆 지르고 팔 뻗다가 묻히고 흘리고
한마디로 조심성이 없는 칠칠이였다.
사 남매 중에 만날 혼나는 건 내 차지였다.
이런 성향이 어디 가겠는가?
10대 20대 30대까지 쭈욱 이어져 왔는데
손에 든 물건이나 주머니에 있는 물건은 100프로 잃어버렸다.
손에 쥔 건 쓰레기인 줄 알고 버리고
아빠가 처음 사주셨던 시계도 쓰레기와 함께 쓰레기통으로
골인시키는 운동신경은 왜 이리 뛰어난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회사 생활 할 때는 서류를 올리면 맨날 오타 나서 빠꾸 먹고
한 번만 점검하면 되는데 그런 반복적인 행동을 극도로 싫어했다.
어릴 때는 가족이고 학교 친구들 선생님이니까
실수해도 귀엽다고 넘어가주지
사회에 나와보니 더 이상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다.
어떤 일을 해도 내 이름만 빠지는 실수를 겪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몇 번 반복되니 난 안 되는 사람인가 보다 모든 일에 손을 놓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징크스까지 생겼다.
실수를 했을 때는 스스로가 더 이상 웃으면서 넘길 수 없었고
자존심이 상하기 시작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자고 다짐했다.
일을 할 때 반복해서 점검하게 되고 체크 또 체크하게 되었다.
이렇게만 했는데도 실수를 줄일 수 있었고
어떤 일을 할 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기도 하고
한 번의 생각으로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거구나 느끼고 보니
생각하는 습관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앗싸 나에게도 변화가 오다니
계획적이고 실수가 줄어드는 사람이 될 수 있구나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주부가 돼서 집안의 재정을 운영해야 하는 내무부장관을 맡게 되었다.
(감투를 좋아하는 편)
나라는 존재로
우리 가족이 힘들게 살 수 있고
웃으면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변화고 싶었다.
그래서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했고 물건에 대한 가치와 돈에 가치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기 컨트롤로도 충분히 덜렁이에서 꼼 꼼 이로 바꾸는 과정을 겪어봤다.
대부분 귀찮아서 안 하는 몇 가지 행동으로
덜렁대는 습관에서 벗어나고 집에서의 편한 생활이 가능해진다.
1. 외출 후 돌아와 옷을 아무 데나 던져 놓지 않기.
입었던 옷이나 잠옷의 자리를 마련해 주면 정해진 자리에 넣는데 5초도 안 걸린다.
2. 옷장이나 서랍에서 옷을 꺼내고 그대로 두지 않고 바로 닫아주기.
2초면 가능한 일인데 그게 귀찮아서 옷장문을 안 닫는 습관을 벼린다.
3. 손톱깎이 택배가위 리모컨 사용하던 물건을 사용 후 아무 곳에나 방치한다.
쓰고 나서 넣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제자리 찾아주기 2초면 된다.
4. 요리하면서 조리도구나 양념들을 꺼내고 문을 닫지 않는 습관이 있다.
'한 번에 닿아야지. 있다 닫아야지.'
꺼내고 닫고를 한 세트라고 생각해 보자.
예를 들면
냉장고에서 먹을 걸 꺼내고 당연히 문을 닫는다.
냉장고 문을 열고 닫듯이 이렇게 실천해 보자.
문을 연다-꺼낸다- 문을 닫는다.
이 조합을 한 세트라 생각하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적용시켜 보자.
5.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물건은 지나치지 말고
오며 가며 주어서 제자리에 놔둔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만 없어도 집이 말끔해 보이고
정리정돈의 기본기가 다져지는 큰 역할을 한다.
6. 오전 양치 세수하고 간단하게 화장실을 정리해 준다.
그러면 화장실을 청소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하루 종일 깨끗함을 유지하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또 일하고 와서 정돈된 화장실 들어갔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1분이면 가능한 아침 화장실 정리루틴을 소개해 볼까 한다.
수전 선반 닦기-변기 소변제거-욕실화 세워두기 끝
세수 양치를 끝내고 나서
항상 준비된 수건으로 선반 수전의 물기를 닦아주고
냄새에 원인이 소변 묻은 변기는 간단하게 화장지로 닦아준다.
욕실화 물기를 말려주면 욕실화 닦는 횟수가 줄어들고
위에 나열한 일들이 정말 1분 이내의 가능한 행동들인데 왜 안 하게 될까?
인식하지 않고 습관이 되지 않아서 이기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습관을 만들어 보자.
닫자! 하자! 잠깐의 생각, 3초의 행동으로 항상 정리된 공간이 유지가 될 수 있다.
이런 작은 행동으로 사고뭉치였던 나에서 차분하고 계획적인
사람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에 신기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