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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페 Feb 03. 2022

이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3. Leon Bridges - River

오늘은 이 음악 어때요?


Video by  Leon Bridges Youtube Channel


영화 '비긴 어게인' 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절대 잊지 못할 명대사가 하나 있어요.
'음악이란 일상의 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대사 였는데, 영화관에서 보면서 너무 공감이 가서 입이 딱 벌어졌던게 아직도 기억나요. 대체로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다, 애덤 리바인도 좋아해서 거의 콘서트에 온 것처럼 음악에만 집중하다 저 대사에 이 영화는 진짜다! 라고 생각했었지요.


제가 음악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들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는 여행을 떠났을 때, 꼭 도착한 여행지에서 향수를 하나 사서 여행하는 내내 뿌린다고 해요.

이후에 그 향을 맡게 되었을 때, 마치 그곳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면서 추억에 빠지기 좋다고 하더라구요.


제게는 그런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매개체가 음악인 것 같아요.

꽤나 후각이 민감한 탓에, 향을 통해 추억을 떠올리는 방법도 참 좋다고 생각하지만, 한참 여행을 다니던 학생 때는 향수 하나 구매하는게 금전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했던 방법 중 하나는 음악이 되었어요.


하얼빈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HONNE의 Warm On A Cold Night 를 매일 들어서, 가끔 들을 때 마다 하얼빈 흑룡강대학의 A 기숙사가 떠올라요. 또, 10일간의 휴가를 내고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때는 Prince의 Purple Rain 을 매일 들어서 프랑스 생각이 날 땐 항상 프린스의 음악을 듣지요. 비가 오는 파리에서, 에펠탑을 바라보면서 퍼플 레인을 듣던 그 순간,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이 나서 다시 음악을 듣는데 정말 좋네요.


음악은 이처럼 특정한 지역을 떠올리게 하기도, 사람을 떠올리게 하기도 해요.
가끔 좋은 음악을 추천해줬거나, 이상하게도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연히 자주 듣게 된 음악은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죠. 그런 장소, 그런 사람, 그런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의미있는 음악들, 그런 음악이 많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아요.


무튼, 오늘 소개하려는 음악은 Leon Bridges 의 River라는 곡이에요.

리온 브릿지는 1989년생 미국 출신의 앨범 제작자 겸 가스펠 아티스트에요.
가스펠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종교적인 색채가 짙게 묻어나오는 음악을 한다기 보다는 1960년대의 소울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담담한 위로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에요.



음악의 제목이자, 가사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River' 란 가스펠 음악에서 일반적으로 '구원'을 상징한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리온의 음악들 중에서도 굉장히 가스펠적인 성격을 띄는 노래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게 뭐 중요한가요. 이 음악이 주는 느낌이 중요하죠.


River 라는 곡은 리온 브릿지의 자전적인 음악이에요. 아티스트로 성공하기 전까지, 그의 어머니와 함께 금전적으로, 또 정신적으로도 너무나도 힘든 나날들을 보냈기에 위로가 필요했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차고에서 만든 노래라고 해요. 이런 그의 마음과 감정이 담겨있는 탓인지, 실제로 많은 리스너들이 River를 통해 무언의 편안함과 위로 받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죠. 단순히 가스펠 음악이기 때문이 아니라, 리온 브릿지가 음악을 만들때의 그 감정과 애환이 담겨있기 때문이겠죠.


제게 River 이 곡은, 사는게 녹록치 않을 때, 제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을 때 들으며 위로를 받는 곡이에요.

저는 이렇게 차곡 차곡,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로 추억하고, 위로받으며 살아가고 있어요.


제가 추천하는 곡들 또한 이 글을 보는 분들의 감정 한 켠에서, 좋은 의미로 빛을 발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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