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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de Mar 19. 2024

언니가 그랬다.

 영원히 내리막 길만 있는 사람도 없고 영원히 오르막 길만 있는 사람은 없다고. 자기가 그래도 나보단 좀 더 살아봤으니까 나보다는 만나 본 사람들이 주변에 많지 않겠느냐고.


 며칠 전 유튜브를 보다가 정신과 선생님이 하신 말이 생각났다. 자신의 괴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신이 자랑하고 내세울 것이 자신의 괴로움밖에 없는 거라고. 그 괴로움을 견디고 살아온 자신이 자랑스럽기 때문에 그것만 이야기하게 된다고.


 라디오에서 한 오프닝멘트가 맘에 와닿았다. 우리가 산을 오를 때 우리를 넘어지게 하는 건 산이 아니라 발에 있는 조약돌이라고. 그 조약돌들을 다 지나고 나면 어느새 산을 넘어 있을 거라고.


 요즘 이런저런 말이나 글을 보면 예전에는 깊게 생각 안 하던 것들이 가슴에 와서 닿는다. 그리고 뭔가 간질간질 말해주는 것 같다. 힘내. 기운 내. 네 괴로움과 아픈 상처. 당연한 거야. 그런 게 사는 거야. 나쁜 거 절대 아니야. 어느새 그게 꽃길이 되어 있을 테니.


 운전하다가 신호에 걸려 정차하다가 문득 창 밖에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비둘기를 본다. 뭔가 먹을 게 있을까 저 공사판에. 흙과 콘크리트만 가득한데. 쉼 없이 부리를 놀리며 바닥을 찍어보는 비둘기. 저들도 먹고살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다.


 3월 새 학기의 시작처럼. 벌려놓은 일이 많다. 뭔가 해보려고. 뭔가 나아져보려고. 과연 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지 나의 과민하신 대장께서 역시나 예민해지셨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신호를 보내신다. 아픈 배를 진정시키며 약을 털어 넣고 현장으로 출발한다.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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