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2분에 주문했다. 우리 아파트는 좀 외진 곳에 있다. 그래서 배달앱에서 먹을거리를 시키면 거의 옆동네인 검단신도시에 있는 식당들에서 온다. 말을 옆 동네라고 했지만 차로 좀 가야 하고 그 길은 굉장히 늘 막히는 4차선이다. 가는 길 2차선 오는 길 2차선.
그래서 늘 한 집 배달을 선택한다. 1000원을 더 내고서라도. 조금이라도 따뜻한 상태로 빨리 받아서 먹고 싶어서. 그런데 도착이 34분에서 점점 늦어진다. 46분 도착이더니 이젠 아예 55분으로 바뀌었다. 다 식고 팅팅 불어서 오겠군. 문제는 이렇게 기다리다 보면 그 음식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막상 먹으면 그리 즐겁지가 않다. 그냥 비빔면이나 끓여 먹을걸 하는 후회가 다시 내 등을 두드리는 것이다. 오늘의 선택은 실패다. 경험 삼아 새로운 집에 주문해 본 거니까 다음에 안 시키면 되니까.
애꿎은 시계 분침만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벌써 졸린지 눈꺼풀이 무겁다. 그냥 안 먹고 잘 걸 그랬나. 때론 할까 말까 할 때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 무언가를 했을 때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