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하여

순자에게 배우는 인간의 형성

by 루치올라

인간은 단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되지 않는다.

몸은 분명 사람이지만,

마음은 아직 사람으로서 미완의 상태로 출발한다.

아이일 때의 인간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더 가깝다.

기본 욕구는 본능에 의해 따라오지만,

그 욕구를 이성으로 조절하는

‘절제’는 배우지 않으면

끝끝내 모른 채 살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살아가며 익혀야 한다.

살아가는 법을,

참는 법을,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고대 유학자 순자는 말했다.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고.

하지만 그 말은 인간에 대한 비난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능성이었다.

악하기 때문에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만 선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배우지 않으면,

사람은 악을 저지르고도

그것이 악인 줄조차 모른다.

우리는 본래부터 착하지 않다.

그저 모르고 있을 뿐이다.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러니 사람은

성인의 도를 듣고,

글을 익히고, 예를 배우며,

실패하고 후회하고,

때로는 무너지고,

다시 돌아보며

조금씩 사람다워진다.

누구도

대신 깎아줄 수 없다.

누구도

대신 완성되어 줄 수 없다.

살아간다는 건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그 길은 결코 곧지 않다.

흠집 나고, 흔들리고,

깨지고, 되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그 깎임 속에서

비로소 ‘형태’가 생긴다.

형태가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본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도(道)는 한 번 익혔다고 내 것이 되지 않고,

지혜는 한 번 안다고

삶을 밝혀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끊임없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넘어지고, 흔들리고,

다시 다짐하고,

돌아보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만들어진다.

형태를 갖추고,

때로는 무너졌다가

다시 다듬어진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깎여 만들어진 이 길이

누군가에게

작은 길 하나라도 될 수 있기를.

묵묵하지만,

분명한 방향이 되어주기를.




“인간은 자기가 만든다.”

—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