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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서 Dec 16. 2019

3. 홍보의 기술

< 제 6 장 > 투 잡을 시작한다면

오픈하고 4개월이 지나자 주변에 새로운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 샤로수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유동인구가 몰리다 보니 오픈하는 카페도 많아진 것이다. 우리 카페가 생기고 나서 5번째 가게가 오픈했을 즈음 그나마 있던 손님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매출도 많이 떨어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

“홍보 방법을 바꿔보면 어떨까? 지금 우리 인스타만 하고 있지?”

“응. 맞아.”

“한번 알아볼게.”


홍보나 마케팅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셋 다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만약 내가 샤로수길에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다. 네이버에 ‘샤로수킬카페’ 와 ‘서울대입구역카페’를 검색해봤다. 우리 가게 이름은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래서는 손님이 우리 카페를 찾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를 많이 볼 줄 알았더니, 아직 사람들이 인스타를 보고 오는 것 같지는 않네.”

“블로그를 더 찾아보는 것 같지? 우리도 블로그 홍보를 해야 할 것 같아.”


홍보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개인이든 가게든 브랜드가 생기면 홍보 채널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런 걸 제공하는 곳이 있구나.’라고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권리금이 비싼 메인 거리에 있지 않는 한 손님이 찾아올 수가 없다. 우린 홍보 채널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주변 카페들에게 한참 밀리게 된 것이다. 새로 생긴 카페들은 오픈 전부터 블로그와 인스타를 이용해 엄청나게 홍보를 했다. 홍보한 카페들은 오픈부터 잘 됐다. 어떤 가게인지 호기심을 갖고 온 사람이 바글거렸고, 새로운 카페를 찾아다니는 블로거들도 방문했다. 그리고 블로거들은 글을 작성해서 다시 홍보를 해 주었다. 선순환을 만든 것이다. 돌아보면 홍보의 중요성을 빨리 깨닫고 초기부터 마케팅을 같이 시작했어야 했다. 그랬다며 초기 수요인 얼리어답터들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구독자 1000명 이상인 블로거를 섭외했다. 한 번이라도 샤로수길에 와봤거나,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카페에 와 본 블로거를 대상으로 했다. 샤로수길 이름으로 포스팅을 했는지 검색해보면 금방 나왔다. 금액을 지불한 것은 아니었다. 1차로 엑셀에 블로거 리스트를 정리한 뒤 한 명씩 쪽지를 보냈다. 당시에는 음료 2잔에 원하는 디저트를 한가지 제공하겠다고 하면 블로거들이 사진기를 들고 왔었다. 


이런 방법으로 몇 번 진행해 보니 단점이 있었다. 블로거의 글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블로그에 홍보성 글을 올리지 않겠다는 블로거도 많아졌다. 진정성있는 블로그가 유행하면서 블로거 섭외도 어려워졌다. 10명에게 연락하면 1명에게 답장이 오곤 했는데, 이제는 30명에게 쪽지를 보내도 답이 오지 않았다. 


11월이 되자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인터넷에 ‘블로그 상위노출’, ‘블로그 광고’를 검색했다. 그때 발견한 것이 크몽이다. 크몽은 프리랜서와 고객을 이어주는 사이트다. 그곳에서 신세계를 발견했다. 블로그에 홍보글을 올려서 1달 동안 상위권에 유지해주는 업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샤로수길 탑10 카페처럼 묶음 광고를 해 주는 곳도 있었다. 


원하는 키워드를 보내면 키워드별로 경쟁률을 보고 가격이 책정됐다. 모든 업체가 같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어서 가능한 많은 업체에 문의를 해야 했다. 내가 선택한 키워드는 두 가지였다. ‘샤로수길 카페’와 ‘서울대입구 카페’다. 가격을 비교해보니 보통 30~60만 원까지 금액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샤로수길 카페’로 얼마까지 가능한가요?” 

“잠시만요, 30만 원이요.”

“(엇, 다른 곳보다 저렴하네?) 의뢰하고 싶어요, 글을 저희가 써야 하나요?”

“네, 사진도 찍어주셔야 해요. 가이드를 보내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준비되면 바로 보내드릴게요.”


내용은 전부 우리가 작성해서 보냈다. 순서에 맞게 사진도 찍어서 정리하고, 블로그에서 많이 보던 컨셉대로 친구들과 놀러 온 것처럼 작성했다. 한번 해 보니 보이는 게 생겼다. 이미 주변에 인기가 많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이런 방법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네이버에 '지역명+맛집'이나 '지역명+카페'라고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가게들이 대부분 홍보한 가게라는 것도 알게 됐다.


마침 11월에 딸기가 들어간 신메뉴가 나왔다. 홍보시기와 맞물리며 엄청난 매출 상승의 효과를 누렸다. 주말에는 처음으로 카페 앞에 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딸기타르트와 딸기티라미수는 가장 먼저 동이 났고 실내에는 자리가 나기 무섭게 새로운 손님으로 찼다. 이미 방문한 적이 있던 기존 손님들과 검색을 통해 새롭게 유입된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장사가 잘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처음 알게 됐다.


아무리 맛있는 제품이라도 고객이 모르면 올 수가 없다. 입소문이 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당기려면 홍보가 필요하다. 20대는 스마트폰 세대다.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업종이라면 20대들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는지, 어느 소셜미디어와 채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홍보 방법에 대해 생각하면서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도 알게 됐다. 블로그의 비중이 컸던 1년 전과 달리, 지금 트렌드는 인스타그램이다. 그마저도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다. 


메인 타켓층이 어떤 채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40~50대의 사장님은 20대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다. 샤로수길에는 20대에 창업한 사장님들이 많았다. 같은 나이대의 취향을 빨리 파악하고 적절한 홍보 방법을 택한 곳은 매출도 빠르게 상승했다. 


누가 먹어도 맛있다고 말하는 시그니처 메뉴에 적절한 홍보 방법이 더해진다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자리도 빨리 잡을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것이다. 홍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잠재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그래야 무의식중에 우리 제품을 각인시킬 수 있고 신규 손님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방문한 적이 있는 고객에게는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5G 시대에는 어디에 광고를 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가 없다. 유튜브, 인스타, 블로그 춘추전국시대인 지금 상황에서는 세가지 채널을 모두 이용하는 것이 좋다. 후에는 VR을 통에서 광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객의 눈높이와 맞추려는 노력이 내 가게를 살리는 진정한 홍보가 된다. 그리고 손님을 늘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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