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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때로 Sep 20. 2021

김밥(만들기 편)

드디어 김밥을 만다!

쉰다..눕는다...(잠들지 않는다) 다시 만든다!

재료 준비만 마치면 얼마나 마음이 든든해지는지..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지 않도록 조심한다. 재료만 잘 보관하면 2.5끼는 든든히 먹는 김밥. 2끼는 김치랑 먹고, 0.5끼는 라면이랑 먹으면 딱 좋다.


어제 먹고 남은 잡곡밥을 퍼두고, 새하얀 쌀을 넣어 씻는다. 김밥엔 역시 새하얀 쌀밥. 손등으로 물 맞추기는 이번 생에 포기했다. 도구를 사용하는 문명인답게 계량컵을 이용하기로 했다. 계량컵으로 쌀 4컵, 물은 내솥 안쪽의 눈금(백미) 3.9. 살짝 고슬고슬한 밥을 위해 물을 덜 넣었다. 취사 버튼. 챠그락 챠그락. 압력솥 추가 빙글빙글 춤을 추는 댄스시간이 지나고, (옛날 밥솥이라 추가 방정맞다) 밥 완성.


 


 밥솥 뚜껑을 열 때는 손 조심. 새하얀 김이 뜨거우므로. 반짝반짝. 뜨거운 온도와 압력을 견딘 밥이 마치 보석같다. 주걱으로 휘적휘적 밥알 사이사이 공기를 넣어주고, 커다란 양푼에 "이렇게 많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가득 담는다.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을 한다. 깨가 있다면 부숴서 넣어줘도 좋다. 6살 첫째의 손이 자꾸만 올라온다. 이 짭짤 고소한 밥은 너무 유혹적인 거지. 꼬마 밥도둑님.. 이것 좀 드십시오. 흰 주먹밥으로 에피타이저를 만들어 준 후, 이제 김밥을 말아준다.


 위생장갑을 껴고 김발 위에 김을 올려준다. 자세히 보면 김의 한 면은 반들거리고 한 면은 까슬한데, 까슬한 면이 보이게 올려준다. 오른손으로 밥을 한 주먹 집어서 김 위에 최대한 얇게 편다. 특히 제일 윗부분은 밥풀을 꼼꼼히. 이 부분에 밥풀이 잘 묻어야 말았을 때 풀리지 않는다. 밥=풀이라고 생각하고 잘 묻혀준다. 



그리고 달걀, 단무지, 우엉, 햄, 당근, 애호박을 차례로 얇게 쌓는다. 다 올렸으면 아래쪽 김발과 김을 함께 들어서 재료들을 감싸준다. 김 안쪽으로 단단히 말리도록. 제일 아래쪽이었던 김이 재료를 덮으면서 밥풀에 안착한다. 여기서 김은 6자다. 김과 밥풀이 잘 붙었는지 확인한 후 나머지를 말아준다. 김밥을 굴리면서 김발은 앞쪽으로 살살 빼준다. 풀리지 않도록 마지막 부분은 꼭 눌러준다. 완성. 야호!!!


 칼로 송송 썰어서 텔레비전 삼매경인 아이들에게 내어준다.

"얘들아 김밥 먹자~"

"나 김밥 싫은데..?"

하.. 흰 주먹밥을 너무 많이 줬나? 




"와~ 도시락이다!"


역시 김밥은 소풍가듯이 먹어야 맛있는 걸까? 분명히 똑같은 김밥인데, 마케팅 방법을 바꿨더니 이렇게 잘 팔린다. 외출하는 길, 차 안에서 맛있게 먹는 김밥. 오물오물 쩝쩝, 도시락 비우는 소리가 차 안에 울린다. 외출 시작. 김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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