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들이 집단퇴사했어요.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꼭 겪게되는 한가지가 '집단퇴사'다. 집단퇴사를 맞이하면 쉽게 수많은 경영자는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내가 무엇을 못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생각하기 바쁘다.
그런데,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자기성찰적 관점은 경영자로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객관화를 할 필요가 있다. 집단퇴사의 시점이 조직의 생애주기와 맞물린 경우는 자연스러운 이탈과 영입의 시기니 말이다.
인사담당자로서 집단퇴사와 집단영입을 많은 기업에서 맞이했다. 그 시기를 지켜볼 때, 첫 집단퇴사는 '이러다 회사가 망하는거 아니야?' 하고 겁을 먹었다. 두번째 집단퇴사는 '회사와 직원의 역할과 입장은 정말 다르다.'였으며, 세번째 집단퇴사를 맞이했을 때는 경영진을 위로했다.
초기멤버로 다음 단계를 구축못하는건 너무 흔하고 당연한 일입니다.
회사가 성장했다는 반증이에요. 지금부터는 더 좋은 인재를 영입해서 실력을 올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지금 이 시기에 더 필요한 인재가 채워질거에요.
그래서 준비하지 못한채로 인재를 영입하고 그들과 같이 성장하지만 회사의 퀀텀점프의 시기에는 내부인재가 아닌 그 시기를 뛰어넘을 새로운 외부 에너지와 경험을 가진 인재가 필요해진다. 그렇게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면 내부에서는 섞이지 못하는 형태를 쉽게 보이고, 일이 되기 위해 초기와 다른 조직의 문화와 일의 체계가 생긴다.
이전에는 사람으로서 해결되던것이 사람으로 해결되기보다 더 많은 이해와 논리와 데이터를 필요로하게 된다. 초기 멤버들이 이것을 받아드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미, 경영진과 다이렉트 소통을 하며 조직을 함께 키워왔고, 그 속도와 빠른 소통, 경영진의 체계없는 배려를 받았을테니 말이다.
기준없는 배려를 했고, 그런 문화에 익숙하게 한 것은 경영진의 실수가 맞다. 하지만, 초기 사업 시기에 해줄 것이 없어서 많은 경우 그러한 배려로 조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돈이 없으니 그런 배려가 최선이었을테니 말이다. 조직이 커지면 기준이 필요하고 정치가 생기며 공명정대한 경영진의 모습이 요구된다.
하지만, 초기멤버는 그 자부심과 경영진에 대한 다른 기대와 배려받고자 하는 마음도 있으며 초기 합류했던 회사와 극도로 달라진 회사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거나 새로운 구성원과 쉽게 갈등을 만들거나 무리짓게 된다.
초기멤버라는 고마움을 제외하고, 이 사람과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구성원에게도 물어봐야한다.
"함께 계속 성장할 의지와 마음이 있으신가요?"
그게 아니라면, 다음 성장에 그 인재는 상호 건설적이기보다 회의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것이다.
회사의 퀀텀점프의 시기에는 인재의 흐름도 바뀐다. 법인은 살아있는 것과 같아서 조직의 세포들이 새롭게 바뀌고 몸살을 겪듯이 앓는 시기가 있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더 단단해지고 필요한 피부와 몸과 조직, 세포를 갖게된다.
그리고, 회사는 조직이기 때문에 집단퇴사로 망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 망한 것처럼 보일뿐.
사실, 집단퇴사는 다른 의미로 새로운 기회다. 기회는 사람을 통해서 온다는 것을 잊지말자.
이유는 회사가 초기와 너무 많이 달라졌고 자신들의 이야기가 수용되지 않는 것이 이유였다. 미안했다. 지난 시간에 많은 고생과 노력을 해주고 진심을 다해준 이 사람들이 너무 소중했고, 그런 마음을 느끼고 퇴사를 말하게 만든 상황도 미안했다. 그렇지만,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소통을 했던 것도 사실이었던터라 미안함과 별개로 무엇이 정말 만족하기 어려웠던 것인지 핵심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퇴사의사를 말했을 때, 나는 잡지 않았다.
개인적인 좋은 감정으로 조직의 결정을 할 수는 없었다. 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따로 만나 방향에 대해 여러 설명을 했고, 의견을 들었고, 반영했고 수많은 과정을 지났는데도 회사에 자신들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이제는 불가능한 일을 원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우리회사의 인재가 아니었다. 그때는 맞았고 이제는 아니었다.
설득이 필요하지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설득을 하며 일을 해야만 했다.
조직의 분위기는 이미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아닌 정치로 난무한 사무실을 보게 되었다. 초기 멤버들은 자주 경영진을 찾아와 편파적인 구성원의 이야기를 전달했고, 그런 소문과 이야기가 들릴수록 조직 불안도는 더 커져갔다. 그럴수록 신기한 현상이 생겼다. 구성원들은 급여인상과 인센티브에 집중했다. (참고. 조직만족도가 떨어질수록 보상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퇴사를 말했을 때 고민했다. 무엇이 조직을 위한 결정인가? 하고 말이다.
자발적 퇴사와 권고사직을 진행했고, 현재는 초기 멤버중 단 한명만 함께 일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팔을 걷어 붙이고 남은 구성원이 똘똘 뭉쳐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회사의 빈틈을 고민했다. 이상했다. 오히려 효율이 좋아졌고, 조직만족도도 높아졌으며, 좋은 인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실무 모든 영역에 경영진이 참여하니 구성원과 결속력과 이해도, 팀워크, 서로를 향한 업무 협조와 배려는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그리고 나와 대표는 더 친한 직원도, 덜 친한 직원도 없는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경험은 우리의 인재관과 회사에 대한 철학이 다시 바로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각 팀별로 실력있는 팀장을 세웠다. 올해 우리의 목표이기도 했다. 팀에 정말 팀장역할을 할 수 있는 실력과 리더십을 갖춘 사람을 세우는 것 말이다. 조직의 집단퇴사, 물갈이가 된 후에 톱니바퀴가 맞물려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탁월한 인재들이 들어와 회사의 성장을 고민하고, 고객의 성장을 고민하고 있다.
좋은 이유에서인지, 나쁜 이유에서인지 말이다. 조직의 격변기를 기회로 만드는 회사와 위기로 남는 회사만 있을 뿐이다. 다음 성장을 제대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회사의 다음 성장 밑그림이 필요하다.
다음 성장을 하려면 어떤 실력이 필요하고,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말이다.그리고, 그들이 오고싶은 회사가 되었는지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