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가을 가을 할 때는 왠지 건강식
요즘처럼 가을 가을 할 때는 왠지 건강식이.... 생각이 난다. 나만?
막둥이를 요즘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시간씩 어쩔 수 없는 외출을 해야 한다.
버스 타고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 하늘이 너무나 맑고 청명 해서 그 시간도 참 감사함으로 다니고 있다.
나는 집순이인데 집순이를 밖으로 끌어당기는 유일한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막둥이를 데리고 집으로 오면서 굴 덕후인 내 몸이 굴을 넣은 굴톳밥을 해 먹을 것을 속삭였다.
시장으로 향해! 굴 아니면 홍합... 둘 중 하나 선택해서 고슬고슬 냄비밥 지어먹자'
순간 생각이 났다. 나의 여동생에게 줄 파김치가 김치냉장고에서 잘 익고 있다는 것을...
얼마 전 꼬릿 꼬릿 액젓 냄새나는 파김치 생각이 난다는 동생을 위해 애덜 다 재우고 혼자 두 단을 다듬어
고칫가루, 다진마늘, 육수쬐끔, 액젖팍팍 넣은 파김치...
파김치 하니 수육도 생각나고 ... 아 쥔짜... 우리나라 음식은 참 좋다 짝꿍이 다 있어ㅋ
부랴부랴 시장 보고 굴이 한 근에 육천 원, 요즘 소화기관이 힘겨워하기에
기름기 없는 앞다리살로 수육 거리 한 근 반 어치 사서
또 부랴부랴 막둥이 무화과 하나 물려 쭈물쭈물 촉감놀이
관대하게 허락한 뒤 (무화과를 뭉갠 뒤 배에 깔고 마치 자동차 와이퍼마냥 팔을 휘저으며 수영했다는..)
요리시작!
사실 오늘 오전 갑자기 케이크 부탁 때문에 정신없이 시간 보내고 아차... 새벽에는 수영 갔다 오고...;;;
오후에는 진! 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눕눕 하고 뒹굴굴 하자! 했는데...
역시.... 아... 역시 난 안돼....
우리 신랑이 젤 맘에 안 들어하시는 점, 무리하고 며칠 뻗는 점 ㅋㅋㅋ
감사하게도! 황송하게도! 막둥이는 나의 오롯한 점슴식사 시간을 위해 코코낸내를 해주시고
일부러 거실 테이블까지 음식을 끌어와서
밖에 한번 보고 한 숟갈
밖에 한번 보고 수육에 파김치 척!
아... 행복하다. 그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다시 확신한다.(이러니까 진짜 먹보 돼지 같네...)
요즘 마음의 여유도 찾아가고 또 나를 찾아가고 하는 이 시간들이 귀하고 귀하다.
애니웨이.. 가을 가을 할 때는 굴 톳밥과 파김치 수육!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