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아를 다시 주문하게 되는 이 계절에
.
.
.
.
모두가 퇴근한 텅 빈 사무실.
회사에 오지 않고 살면 참 좋겠다고 매일 생각하지만,
오늘따라 홀로 사무실에 남아있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조용하고, 왠지 아늑한 기분마저 드는 것.
할 일이 많긴한데 일은 하나도 손에 잡히지 않고,
그렇다고 퇴근하자니 귀찮고.
그래서 그냥 있다.
엉덩이에 본드라도 바른 듯 하다.
창 밖을 바라본다.
이젠 거리에도 사람들이 없다.
다들 퇴근길도 넘어서 집에서 쉬고 있을 시간이다.
더더욱 발이 무겁다.
엉덩이가 붙는다.
스산한 퇴근길은 때로 고독하다.
회사의 텅 빈 복도를 걷고,
회색빛 인도를 지나,
지하철을 기다리고,
지하철을 타고,
지하철을 내리고,
다시 회색빛 인도를 지나
집으로. 집으로.
멀기만 한 것 같은 퇴근길이 유독 고독하게 그려진다.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는 것도 피곤하다.
그냥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다시 시키는 이 계절이 고독한 것인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