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200/500? 요가지도자과정을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가이드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요가를 수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가를 더 깊게 알고 싶어지는 때가 오는데요.
이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요가지도자과정을 수강하는 것을 고려하곤 합니다. 평생 요가를 나누며 살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가진 분도 있겠지만, 요가를 좀 더 알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렇다보니 나는 본업이 있고 요가를 가르칠 생각이 없는데 굳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할애해 꼭 '지도자' 과정까지 들어야 할 필요가 있나 고민이 되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번 레터엔 요가지도자과정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보았어요.
TTC? RYT? YTT? 헷갈리는 용어부터 요가지도자과정의 유래, 요가지도자과정의 커리큘럼, 가격과 전반적인 특징을 포함해 국내와 해외의 요가지도자과정 모두 다 정리해봤습니다. 지도자과정 수강을 결정하기 전, 함께 읽으면 좋을 칼럼도 함께 실어보았어요.
그래서 오늘 글이 깁니다. 목차 항목별로 클릭해서 보고싶으신 분들은 요가레터 OLLY 웹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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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요가지도자과정과 관련해 자주 쓰이는 용어를 정리해 볼게요.
이미 다 아시는 분은 다음 챕터로 스크롤하세요 :)
YTT (Yoga Teacher Training): 요가지도자과정을 의미합니다.
TTC (Teacher Training Course): (주로 한국에서) 요가지도자과정을 의미합니다.
Yoga Alliance: 1999년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요가협회, 요가교육의 국제적 표준을 제시하고 유지합니다. 이 곳에서 제시하는 교육표준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편이예요. 각 요가 강사 및 요가원들로부터 등록비와 연회비를 받아 협회를 운영합니다.
RYT (Registered Yoga Teacher): 위 요가 얼라이언스에 등록된 요가 강사. 요가얼라이언스에 등록된(RYS) 국내외 요가원에서 요가지도자과정을 수료 후 이 RYT 자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RYT의 등록비는 2024년 현재 $115 입니다. 원서료($50) 그리고 매년 갱신되는 연회비($65)가 포함되어 있어요.
RYT 200: 200시간의 요가지도자과정을 이수하고 요가얼라이언스에 등록된 강사.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진행되는 TTC 과정 역시 수료까지 약 200시간이 걸리게끔 설계되어있습니다.
RYT 500: RYT200 수료 후 RYT300 과정을 더해 총 500시간의 과정을 이수하고 요가얼라이언스에 등록된 강사 (RYT200 선행 후 RYT300 과정을 수료해 도합 500시간을 만들어요)
E-RYT 200 (Experienced Registered Yoga Teacher): RYT200 수료 후 요가 얼라이언스 표준을 충족하는 요가교육원(RYS)에서 1,000시간 이상 & 2년 이상의 교육 경험이 있는 교사. E-RYT 500은 RYT500 수료 후 2,000시간 이상 & 4년 이상의 교육 경험이 있는 교사.
RYS (Registered Yoga School): 요가 얼라이언스 표준을 충족하는 요가교육원
RYS 200/300/500: 200/300/500 시간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요가교육원
YACEP (Yoga Alliance Continuing Education Provider): 요가 얼라이언스에서 승인한 요가 평생교육제공자. E-RYT200 또는 E-RYT500 기등록자에 한해 신청 가능하고 고급 레벨의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어요.
공인 (Authorized/Certified):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요가지도자자격증은 민간발급입니다. 다만
아쉬탕가요가계에는 자체적으로 선생님을 공인/인가하고 '공인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이 있어요.
민간자격증: 국가기관이 아닌 협회, 요가원 등 민간이 발행기관이 되어 관리하는 자격증. 우리나라에서 발급되는 요가/명상 지도자자격증은 모두 민간자격증입니다.
요가의 전통은 인도 남성인 구루와 제자가 1:1 의 관계를 맺고 전수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그랬죠. 하지만 20세기 들어 요가가 서양에 알려지고 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중화되면서 요가를 가르치고 지도자를 양성하는 방식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요가지도자과정'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시대별로 정리해 볼게요.
- 60-70년대: 많은 인도 요가 구루들이 서양으로 진출, 서양의 히피 열풍과 더불어 요가의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리시케쉬의 아쉬람을 방문하고 여러 명곡을 써낸 비틀즈의 영향도 컸지요. 하지만 요가교육은 여전히 구루 개인의 역량과 인지도에 기대어 일대다로 교육이 이루어졌어요. 서양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현대적 요가지도자과정은 스와미 비슈누데바난다가 1969년에 개설한 시바난다 요가지도자과정이었습니다.
- 80-00년대: TV에서 연예인들이 요가하는 모습을 보고 전세계인들도 요가라는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죠? 요가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어요. 요가 비디오가 팔려나가지만 아직 시장에는 요가를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요가원에서 자체적인 지도자과정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곧 과정마다 난이도와 가격이 들쑥날쑥하다는 문제점이 생겼어요. 그래서 1999년 요가 얼라이언스가 생기며 최소 교육이수시간 200시간과 같은 기준이 생겼습니다.
- 10년대-현재: 전 세계적으로 요가지도자과정이 급증하며 점점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요가강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미국에서는 기부 형식의 무료 클래스가 열리기 시작했구요, 한국에서는 요가강사 시급이 10년간 고정되는 현상이 생기죠.
그 사이 요가지도자과정은 이제 요가 '지도'를 희망하는 사람이 아닌, 요가를 심화적으로 수련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파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더 다양한 연령층을 타겟으로 한, 더 다양한 스타일의 요가를 가르치는 상품의 다변화 역시 시작됐고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으로도 지도자과정을 진행하고 자격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서구로 넘어오면서 요가는 숨가쁘게 산업화되고 상업화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러면서 특이하게도 '요가지도자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었어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다른 스포츠, 더 잘 하고 싶다고 해서 '지도자과정'을 수강해야겠다고 마음 먹지는 않습니다. 대신, 심화 과정을 수강하거나, 고급 스킬을 알려줄 수 있는 코치를 고용해 레슨을 받는 편을 택하지요.
하지만 요가는 다릅니다.
요가지도자과정 200시간 과정이 대중적으로 팔리며 심화 과정을 대체하는 기능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님처럼, 요가를 진심으로 수련하기 시작하면 이내 요가는 곧 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철학/역사/해부학/윤리/음식 등 요가로운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개별적인 워크숍 참여나 독학으로 해소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요가지도자과정이라는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는 (게다가 자격증까지 주어지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이러한 수요를 흡수하게 되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일부는 요가 얼라이언스가 설정한 이 200시간이라는 교육기준이 요가의 대중화에는 기여했을지 몰라도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습니다. 저도 요가지도자과정을 수료한 많은 이들처럼, 200시간은 말그대로 '최소'일뿐 바로 현업에 뛰어들기엔 충분하지 않은 시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요가지도자과정은 회원권이나 외부 출강에 비해 요가원에게 안정적이고 확실한 수익이 되어주니, 앞으로도 이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아요.
현대 요가교육의 표준이 되고 있는 요가얼라이언스가 제시한 요가지도자과정 RYT 200/300의 표준 커리큘럼은 아래 표와 같아요.
우리나라의 요가협회나 요가원 역시 비슷한 구성의 커리큘럼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탕가, 하타, 빈야사 등 다양한 요가 종류만큼, 요가 선생님마다, 요가원마다 집중하는 테크닉, 트레이닝, 수련 스타일에 차이가 있겠죠. RYT300 부터는 선택과목 시수가 170시간으로 늘어나 지도 선생님의 스타일을 반영하기 더 수월해집니다. 또한, 요즘엔 소셜 미디어 운영, 수익화, 강사이력서 작성 등 요가 비즈니스와 강사 커리어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도 인기를 얻고 있어요.
대부분의 커리큘럼은 과정 마지막에 학생들이 혼자, 또는 조를 이뤄 실제로 1시간 가량의 요가 수업을 지도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1. 기간: 3-6개월 주말을 투자
요가지도자과정을 진행하는 방식은 크게 주말형/몰입형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요.
국내에서는 일상생활과 생업을 병행하며 3개월에서 반년 정도 수강하는 주말형 요가지도자과정이 일반적이예요. 약 75시간의 필수 수련시간은 본인 시간에 맞게 하되, 나머지 지도방법론, 해부학, 요가 철학 등에 관한 필수 수업은 주말에 하루 또는 이틀 동안 듣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평일에는 수련하러, 또 주말에는 수업을 들으러 요가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집과 요가원의 거리였답니다.
2. 가격: 250만원~450만원
2024년 7월 기준 모집 중인 국내요가지도자과정을 확인해보니, 30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가 평균적인 듯 합니다. 보통 요가지도자과정을 듣는 학생들을 위해 회원권을 할인해주기도 하고, 5~10% 정도의 얼리버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니 내가 다니는 요가원에서 보통 언제 지도자과정을 진행하는지 미리 눈여겨봐두는 것도 좋겠지요.
3. 협회의 존재
요가얼라이언스 인증으로 대부분 통일된 편인 해외 요가지도자과정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요가 협회가 존재합니다. 모두 민간자격증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각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요가원에서 지도자과정을 진행하고, 협회 이름으로 자격증 발급되는 형태이다 보니 협회에서 여는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회원만 누릴 수 있는 혜택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해요.
해외는 어떤지 살펴볼게요.
1. 기간: 약 4주간 몰입
해외의 요가원에서도 일반적으로는 우리나라처럼 주말형으로 요가지도자과정을 운영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방식도 인기 있어요. 바로 요가로 유명한 몇몇 도시로 가서 한 달 내내 묵으며 요가지도자과정 200시간을 소화하는 몰입형 Destination YTT 방식입니다.
이 몰입형 과정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일상 생활의 개입 없이 완전히 요가 수련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숙식을 요가원 (또는 그 주위)에서 함께하며 선생님 그리고 함께하는 도반들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도 하죠. 프로그램 전후로 그 지역을 여행하고 새로운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건 덤이구요.
모든 과정이 외국어로 진행된다는 점과 항공비용, 숙식비용이 든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이 몰입형 과정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요가의 수도로 불리는 인도 리시케쉬,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코팡안, 스페인 마요르카, 멕시코 툴룸, 그리고 미국 뉴욕까지, 휴가와 요가지도자과정을 함께하길 원하는 학생들이 향하는 대표적인 목적지입니다.
2. 가격: 100만원 ~ 800만원
해외에서의 요가지도자 교육 프로그램비용은 여러분이 택하는 목적지에 따라 아주 저렴하게는 100만원부터 비싸게는 8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뉴욕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숙식비용이 포함되어 있구요, 요가 얼라이언스의 자격증을 발급합니다. 당연히 200시간 YTT가 300시간 YTT보다 저렴합니다. 아주 유명한 선생님이 여는 프로그램이거나 여러 명의 리드트레이너가 참여하는 지도자과정은 더 비싸져요.
몰입형 지도자과정으로 인기 있는 도시의 수강료 범위를 대략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요.
3. 온라인 과정
잠시 제 얘기를 드리자면, 요가지도자과정 300시간 프로그램을 찾아보던 당시에 고민이 아주 많았어요. 조금 더 깊은 단계의 수련을 원했지만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에서 아시아로 국제 이사가 예정되어 있어 도저히 한 달이 넘는 시간을 통째로 비울 수 없었거든요. 이미 200시간보다 교육비가 비싼데다, 팬데믹 상황에서 비행기 티켓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이었죠. 이 때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이 해외요가원의 온라인 요가지도자과정입니다.
온라인 지도자과정은 몰입형 Immersive 그리고 자습형 Self-paced 로 나뉘어요. 몰입형은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정해진 시간 (4주~6주) 매일 온라인으로 교육을 듣고 실습하는 것이구요, 자습형은 미리 녹화된 수업을 듣고, 본인의 시간에 맞게 수련해요. 보통 코스를 시작하고 1년 안에 모든 과제와 온라인 티칭을 수료하는 조건입니다. 시험 역시 온라인으로 치러집니다.
가격은 $500 - $2000 정도로 오프라인 과정과 비교해 저렴하고 이사나 육아 등의 사정으로 오프라인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경우에 적합하지요. 온라인 과정은 결국 지도 선생님께서 얼마나 구독자님의 교습에 직접 관여하느냐가 최종가격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아, 온라인지도자과정 선택 시 선생님 계신 곳과 나의 시차가 얼마나 나는지도 고려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1. 실제 지도 시간은 200시간 중 총 몇 시간인가요?
2. 어떤 요가를 주로 가르치실 예정인가요?
3. 수강인원은 총 몇 명인가요?
4. 어떤 분이 어떤 과목을 가르치실 예정인가요? 자세한 경력과 커리큘럼을 알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교재의 목차를 미리 보고 싶어요.
5. 실습 평가와 시험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6. 이번에 몇 번째 요가지도자과정인가요? 전 수강생들의 후기를 보고 싶습니다.
7. 지도자과정 수료생을 위한 진로 상담 등의 사후 지원이 있나요?
1. 요가지도자과정은 60년대부터 시작, 요가의 대중화 & 상업화와 함께 발전해 왔어요.
2. 국내에서 요가지도자과정은 주로 3-6개월간 주말에 진행되며 비용은 250만원에서 450만원 사이예요. 집과 요가원 사이의 거리가 중요해요!
3. 해외에서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몰입형 과정을 들을 수 있어요. 비용은 천차만별,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인기 있고 온라인 과정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요가를 사랑하는 모두가 요가지도자과정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가 수련의 깊이를 더하는 것과, 가르치기 위한 지식을 배우는 것은 조금 다르니까요.
하지만 잘 짜여진 요가지도자과정은 요가와 삶을 바라보는 관점 그 자체를 바꿔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막 요가와 사랑에 빠진 허니문 단계보다는, 요가를 몇 년간 수련하고도 그 때도 여전히 요가가 좋다면 돈과 시간을 투자해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서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쓴 몰입형 요가지도자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가지도자과정을 고민하고 계신 많은 분들께 유의미한 질문이 될 것 같아 칼럼도 하나 공유합니다 :) [요가지도자과정을 듣기 전, 생각해 볼 13가지]
부디 오늘 레터가 구독자 님께서 요가지도자과정을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요가지도자과정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가 있나요? 이 레터를 공유해주세요. 그리고 이미 요가지도자과정을 이수하셨다면, 여러분의 경험도 알려주세요. 지나고 보니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쉽던가요? 제 레터에서 놓친 부분이 있나요? 알려주시면 제가 정리해서 OLLY 구독자분들과 함께 나눌게요. 요가지도자과정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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