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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디 Madie Oct 02. 2024

23호. 요가도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있을까?

요가=스포츠? 찬반논쟁부터 금메달을 딴 요가 러버들까지!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마디예요.


올림픽, 재밌게 보고 계신가요? 저도 여름휴가를 보낸 티베트의 식당과 바에 걸린 TV를 통해 간간히 경기를 시청했는데요. 우리나라 선수들 활약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개막식에서 셀린 디옹이 부른 사랑의 찬가는 유튜브에서 여러 번 찾아볼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올림픽을 즐기다 보니 문득 요가도 올림픽 종목에 포함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비교하지 말고 내면에 집중하기를 가르치는 요가에서 점수를 매기기란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브레이크댄스, 서핑도 올림픽 종목에 들어간 마당에, 어느 정도 아사나의 기준이 갖춰져 있는 요가가 안될 이유가 없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이미 다음 올림픽을 위한 새로운 종목들이 속속 건의되고 있는 지금, 구독자 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요가도 언젠가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종목이 될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레터는 요가와 올림픽 이야기를 다뤄봤어요 :)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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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올림픽으로?


사실 이 질문은 꽤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미 "요가 아사나"를 가지고 연례 챔피언십 경기를 진행해온 바 있는 USA Yoga 는 요가 아사나가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요.

ⓒ The New York Times


요가 종주국 인도 역시 처음에는 반대했다가 지금은 찬성으로 돌아섰어요. 지난 세계 요가의 날 편에서 소개했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 기억하세요? 인도는 2036년 올림픽 유치를 원하는 입장인데요. 모디의 강력한 요가 드라이브에 올림픽 공식종목 편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아시안 게임 같은 대륙별 대회에 요가를 포함시키려는 물밑 작업을 시작했거든요. 


ⓒ Indian Express


인도가 정말 올림픽을 유치하게 된다면, 요가가 올림픽 종목이 될 가능성은 확 올라갑니다.

<개최국 채택 종목>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위원회는 2020년부터 최대 5종목까지 개최국 재량으로 종목을 신설할 수 있는 '개최국 채택 종목'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요. 이 제도를 통해 파리 올림픽 위원회는 브레이킹 댄스, 서핑, 스케이트보딩, 클라이밍을 더할 수 있었죠.


도쿄 올림픽 때 신설돼 올해 두번째로 시행된 서핑  ⓒ Sean M. Haffey / Getty Images

그런데 요가가 올림픽 게임에 들어가려면 우선 요가가 스포츠라는 명제를 만족시켜야 할 것 같은데요. 요가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해요.


찬성 vs 반대로 나누어 주장을 한 번 살펴볼게요.  



찬성: 요가로 금메달 따보자고! 


1. 요가도 스포츠야:

찬성파는 요가가 힘, 균형, 유연성을 요구하는 엄연한 스포츠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체조나 다른 운동 경기처럼, 요가 동작을 수행하는 데는 높은 수준의 신체 능력과 정신적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스포츠로 불릴만한 자격이 있다는 거죠. 


실제로 요가사나 세계 챔피언십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아사나를 겨루는 요가대회들이 이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이런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일련의 요가 동작을 수행하는데요. 심사위원들은 아래와 같은 심사 기준으로 동작의 정확성, 구성, 창의성 등을 평가합니다.


대한요가회장배 전국요가대회 아사나 등급표 예시


2. 더 많은 사람들이 요가를 하게 될거야:

또한, 찬성파 측에서는 요가가 스포츠로 인정받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요가에 관심을 갖게 되어 건강상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올림픽 종목으로 등재된다면, 스포츠로서의 요가는 전 세계인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이는 요가의 저변 확대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거죠.


요가가 더 많은 사람들, 특히 미래 세대에게 고리타분한 고대 유산이 아닌 신체와 정신을 수양할 수 있는 멋진 방법으로 소개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요.  



반대: 요가의 본질을 잊었나? 


1. 요가의 본질은 경쟁하지 않는 것:

오랜 인도 역사를 타고 내려온 요가의 중요한 가르침은 비교하지 않는 것, 그저 지금 여기의 내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반면 스포츠는 승패를 가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잖아요.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라는 올림픽 정신은 요가와 맞지 않아보여요. 국기를 달고 한계까지 밀어붙여 경쟁하다 보면 부상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는 부분이예요.


ⓒ Times of India


2. 또, 또, 아사나에만 집중하지: 

반대파에서는 요가를 단순히 스포츠로 보는 것은 요가의 철학적, 문화적 의미를 축소시킨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가 동작 아사나만을 점수로 매기는 현상은 안 그래도 아사나에만 집착하고 있는 현대 요가의 추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요.  


3. 점수를 매기기 애매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요가의 경쟁 체계와 통일된 기준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하타 요가? 아쉬탕가 요가? 아니면 핫요가? 호흡법을 포함할 것인지 아닌지? 이런 다양성은 요가의 매력이지만, 동시에 통일된 경기 규칙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거든요. 올림픽 종목이 되려면 먼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단일 규칙과 평가 기준이 필요한데, 요가는 규칙과 평가 기준을 객관화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태권도처럼 이와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경기 규정을 대폭 수정하여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선례가 있긴 해요.   



마인드풀 올림픽


찬반측 입장을 살펴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올림픽 종목 편입도 흥미롭긴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요가가 올림픽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요가는 올림픽 참관객도 비교적 가볍게 참여할 수 있고, 선수들의 경기 기량을 증진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니까요. 찾아보니 실제로 조금씩 그런 변화가 생기고 있더라고요! 

1908년 런던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


요가는 그저 스트레칭의 일부라고 치부되던 예전과 달리, 요가, 명상, 그리고 뇌과학에 기반한 휴식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가 늘어나면서 올림픽에서도 요가와 명상이 포용 되고 있거든요.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던 2016년 올림픽에 참여해서 선수들이 시각화 훈련을 하는 데 도움을 줬고요. 


2016년 리우올림픽과 협업한 헤드스페이스 ⓒ Headspace


이번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올림픽 홍보의 하나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요가 수업을 열었어요. 루브르 피라미드 아래에서 하는 특별한 요가 놓칠 수 없죠? 유료 클래스지만 빠르게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초로 선수들을 위한 정신건강 상담 핫라인이 개설되기도 해서 호응을 얻기도 했어요. 무려 70개국 언어를 지원한다고 해요. 파리 선수촌 내에는 365 Mind Zone 이라는 마음챙김 공간도 생겼습니다. 이 공간에는 전문가들이 상주해 선수들이 수월하게 요가하고, 명상하고, 호흡하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 Paris Olympics

 

금메달을 딴 요기 & 요기니 


마지막으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활약한 요기 & 요기니 선수들의 이야기도 빼먹을 수 없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세 명의 선수들을 소개하며 오늘 레터 마무리할게요.  


시몬 바일스 Simone Biles 

지금 미국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 Greatest Of All Time 줄여서 GOAT 라고 불리는 시몬 바일스는 이번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분야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는데요.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이렇게 결승전을 앞두고 명상하는 사진이 올라왔어요.

캡션은 "mental health matters (정신 건강은 중요해요)"


그녀의 이야기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몬 바일스, 더 높이 뛰어놀라> 로도 제작되었다 ⓒ Jamie Squire


사실 바일스는 방향감각 상실 증상과 우울증, 강박증으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호소하며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는 대회 기권이라는 선택을 했어요. 이제 체조선수로써의 커리어는 다했을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시간을 투자해 정신건강 회복에 집중했습니다.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공공연히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구요. 


그렇게 건강 회복에 전념하고 나서 다시 돌아온 올림픽에서 메달 4개라는 기량을 선보였으니, 모두에게 '우리 모두 잠시 쉬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본인의 선수 여정을 걸고 보여준 거죠.   


노박 조코비치 Novak Djokovic

또다른 GOAT! 테니스 사상 역대 최고령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르비아 출신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도 요가하는 남자였다는 사실, 아셨어요?  

ⓒ Miguel Medina / AFP - Getty Images


그가 철저하게 지키는 모닝 루틴에는 요가와 명상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10년 이상 아내 옐레나와 함께 요가를 해왔다는 조코비치의 인스타그램에서는 그가 다리를 찢고 플라잉 요가를 즐기며 유연성을 뽐내는 사진을 볼수 있는데요, 사실 그는 요가의 영적인 측면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해요. 조코비치 역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리 키퍼 Lee Kiefer 

여자 펜싱 플뢰레 세계 1위 키퍼도 요기니입니다. 키퍼는 팬데믹 이후 요가를 시작했다는데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따냈고요, 도쿄 올림픽에 이은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 Hassan Ammar / AP Photo


그녀는 요가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요가는 내게 속도를 늦추고 내 몸과의 조화를 느낄 기회를 줘요. 요가를 시작하고 나서 어떤 때는 침착하면서도 어떤 때는 폭발적인 내 몸과 에너지의 컨트롤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오늘 레터 요약 & 마디의 한 마디  

1. 요가가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인도가 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면 정말 가능할지도 몰라요.
2. 비록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올림픽에서 요가와 명상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어요.  
3. 시몬 바일스, 노박 조코비치, 리 키퍼 같은 각 종목 세계 1위 선수들의 루틴에는 요가와 명상이 포함되어 있어요

요가와 올림픽이라는 주제, 어떠셨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요가의 역사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폭넓게 생각해보게 되네요. 지금의 요가는 100년 전의 요가와 같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잖아요, 우리 역시도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가가 언젠가 정말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요기와 요기니가 많은 우리나라인만큼 양궁만큼 효자 종목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 레터는 여기까지예요. 오늘 레터가 좋았다면 요가를 함께하는 도반들에게 요가레터를 공유해주세요! 다음 주에도 흥미로운 요가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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