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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에충 Apr 30. 2024

회사에서 승리하기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희망은 품지 마라

닉 부이치치의 삶은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동적인 스토리임에 분명하다. 

그는 선천적 장애를 극복하고 motivational speaker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이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좇으라고 격려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이야기에 감동받는 것과 별개로, 현실적인 면에서 닉의 메시지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닉의 말처럼 단순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먼저 희망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구체적인 계획과 불굴의 노력, 그리고 운도 따라야 한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 희망만으로 부자가 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장애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닉처럼 연사로 성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대다수의 장애인은 여전히 취업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턱대고 닉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강요하는 건 그들에겐 또 다른 스트레스일 수 있다.



희망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개개인의 처지와 노력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할 수 있다"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환해선 안 된다.


닉의 행보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사회활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성 있는 봉사라고 볼 순 없다. 그의 자선활동과 연설이 선한 영향력을 주는 건 사실이나, 동시에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종교적 메시지도 논쟁적이다. 닉은 기독교 신앙을 강조하지만 모두가 종교를 갖진 않는다. 신의 사랑과 섭리를 강조하는 그의 연설이 때론 종교색이 짙다는 비판도 있다.

그의 자서전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걸 두고 "장애를 딛고 성공한 인간 승리"로 미화하는 경향도 경계해야 한다. 신체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책을 써서 유명해질 순 없다. 그런 와중에 그가 보여주는 긍정은 오히려 자책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 시국, 그는 "희망을 잃지 말자"라고 위로했지만 막상 팬데믹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닉의 따뜻한 메시지가 위안은 될 수 있어도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구호성 응원보단 제도적, 물질적 지원이 절실하다.




닉 부이치치는 누가 봐도 놀라운 인물이다. 역경을 이겨내고 타인을 돕는 그의 행보는 존경스럽다. 절대로 비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긍정과 희망이 우리 모두의 현실은 아니다. 

개개인의 처지가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노력을 응원하되 그것이 전부는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구조적인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를 간과한 채, 개인의 의지만을 강조하는 그의 메시지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막연한 희망보다 뼈를 깎는 노력과 사회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희망을 가슴에 비수같이 품고, 그 희망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지금 일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퇴근하고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고 실천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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