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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만 Sep 12. 2024

김해금곡고, 우당탕탕 협동조합

노을, 너울 여행 이야기


김해금곡고는 '대학진학'만을 목표로 교육활동을 하지 않는 공립대안고등학교 입니다. 2020년에 개교한 어린학교이기도 합니다. 대안학교이기에 선생님도, 학부모님도, 학생들도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습니다. 특성화고의 경우 졸업 후 취업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김해금곡고는 진로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없습니다. 단지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비록 추상적인 개념이긴 하지만) 학교 생활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탐구하며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바로 '실존', '배움', '함께', '서사', '도전'입니다. 졸업 후 대학을 가든 안가든, 취업을 하든 안하든, 한 사람으로 살아갈 때 꼭 필요한 부분들을 경험하며 실패하고 좌절하며 자기 삶의 건강한 주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 중 하나가 '우당탕탕 협동조합'입니다.


'우당탕탕 협동조합'은 실재 김해금곡고 졸업생이 조합장이며 학부모님들, 학생들, 선생님들, 그 외 관심 있는 조합원들이 다양한 사업을 구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김해금곡고 학생들이 졸업 후 든든한 또 하나의 선택지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우당탕탕 협동조합'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두고 학생들이 졸업할 때 아무런 대안도 없이 사회에 나가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안전장치,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고자 함입니다.


지난 8월 30일, 학교 근처 '딴섬생태누리공원'에서 '노을여행' 행사가 있었습니다. '우당탕탕' 협동조합에서 준비했고 마지막 밴드공연은 김해금곡고 '온에어'밴드부에서 준비했습니다. '우당탕탕 협동조합'은 조합 사업에 가능한 재학생과 함께 하고자 노력합니다. 학생들에게도 분명, 좋은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설명은 이정도 하고 그 날 사진을 공개합니다.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참여했던 분들이 순간 순간 찍은 사진들입니다. 노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노을만큼 아름다운 것은 참여한 분들의 표정들입니다. 바쁘고 고민많고 각박한 세상에, 따뜻한 순간이 멈추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약으로 참석치 못한 것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ㅠㅜ


'노을여행'은 이 날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진에 대한 반응이 뜨겁자 '우당탕탕' 조합원 학부모님들께서 학교에 사진 전시회를 여셨습니다.

사진 전시회를 준비 중이신 부모님들

김해금곡고는 학생이 필요한 것을 손에 쥐어주는 학교가 아닙니다. 무엇을 손에 쥐어야 하는 지, 어떻게 쥐어야 하는 지, 손에 쥔 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를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대부분의 고3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아니 대학을 선택하지 않으면 따로 선택할 것이 없는 2024년 대한민국에서, '대학만이 20대의 첫 시작은 아니다.'라는 것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곳, 김해금곡고 입니다. 그래서 노력이 힘들고, 불안하며, 우울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 진학하는 이상으로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9월, 이 시기가 되면 입학문의, 전학문의가 많이 옵니다. 어떤 분들은 김해금곡고에 가기만 하면 다 될 것 같다는 환상을 갖고 계시기도 합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 학교는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학교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일반학교가 훨씬 편할 수도 있습니다. 김해금곡고는 학생들을 가만히 놔 두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과제가 있고 스스로 해결하기를 요구합니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해 내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학교입니다. '내가 한 만큼 돌아온다.' '공동체는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편함은 누군가의 수고로 가능하다.' '당연한 것은 없다.' '자유는 책임이 뒤따른다.' 등 학생들에게 어찌보면 불편을 요구하는 곳입니다. 


2024년 9월 1일 현재, 전교생 41명의 작은 학교에서 고민하과 실천하는 것들이 대한민국 교육, 대한민국 사회를 바꿀 것이라 상상하지 않습니다. 다만...적어도 김해금곡고를 거쳐간 사람이라면 '이런 삶도 있구나.'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 '저 사람 삶은 이랬구나.'등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고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아이는 어른의 말이 아닌,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해도 안 들어요.'라고 아이틀 탓하는 말을 하는 어른이 아니라, 묵묵히 삶을 바르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어른이 많이져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김해금곡고는 건강한 학교입니다. 본인의 삶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삶을 위해 묵묵히 생활하시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당탕탕 협동조합'의 여행 사업은 계속 됩니다. 추후 여행 사업이 기획되면 알리겠습니다.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학교 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과 함께 하는 학교, 김해금곡고등학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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