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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 Mar 28. 2024

휴직의 시작..평일 낮의 헬스

휴직의 시작.. 헬스도 시작.

 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 육아휴직을 결정하고 인수인계도 마친 후 2023년 7월 1일 휴직이 시작되었다. 경력의 공백이나 복귀 후 문제 등의 불안함이 없지는 않았지만 일단 회사 일에서 벗어나 나만의 일상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꿈만 같고 설레었다.


남편의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육아휴직 겸 안식휴가라는 명목을 세워서 나 자신에게 일단 쉼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여유로운 하루가 펼쳐지면서 나는 휴직과 동시에 제일 먼저 헬스장을 등록해 버렸다. 

평일 낮에 여유롭게 운동이라니.. 워킹맘인 나에게는 로망이었던 평일 낮 운동을 시작했다.

휴직을 한다고 바로 회사 일이 잊히는 게 아니었다. 틈만 나면 회사일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고 마음이 쓰였다. 더군다나 인수인계를 받던 신규입사자가 해고를 당하는 바람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꽤 많이 왔다. 생각하기도 싫은 회사 일이 신경이 쓰일 때마다 러닝머신 위에서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런닝머신 위에서 그동안 나를 화나게 했던 거래처도 떠올리고 상처받았던 말도 떠올리고 억울했던 상황도 떠올리며 더 열심히 걷고 뛰었다. 땀이 흐르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면 뿌듯함과 함께 기분이 좋아지고 몸과 마음이 개운해졌다.


일주일에 두 번 오전 열 시 4명이서 함께 그룹 pt를 받는다. 첫날 간단한 인사 후에 트레이너가 알려준 대로 운동을 시작했다. 이전에 1년 반동안 필라테스로 체력이 조금 올랐었기에 자신이 있었다. 역시나 첫날부터 잘한다며 칭찬해 주기에 무리했던 걸까..

운동이 끝난 후 저혈압 증상이 와서 쓰러질뻔했고 두 번째 날에는 집에 겨우 걸어와서 구토를 했다.

어느 날에는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일주일 동안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이게 맞는 건가? 그래도 처음에는 어쩔 수 없다는 트레이너 선생님의 말을 믿고 꾸준히 운동을 나갔다.

역시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 라는 걸 또 한 번 느끼면서 나는 체력과 근육을 충전해 갔다.

그렇게 운동을 하며 내 몸을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도 덜 먹게 되고 몸무게도 3킬로 정도 빠지면서 얼굴 혈색이 꽤 좋아졌다. 살이 조금 빠지니 자신감도 생기고 근력 운동을 계속하면서 기구 무게도 늘리고 자세 칭찬도 받다 보니 운동이 점점 재미가 있었다.


무기력하고 우울했던 날들이 희미해지고 하루가 활기차고 소중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소중한 하루를 더 알차게 쓰고 싶어 졌고 나의 하루를 기록하고 싶어서 다이어리도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 내가 했던 일과 내가 먹은 것들을 기록하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일기 형식으로 쓰면서 휴직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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