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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쓰 Dec 18. 2023

캐나다 워홀 이야기(1)

캐나다가 2024년 워킹 홀리데이를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고, 나이 제한도 만 30세에서 35세로 바꿨다. 뽑는 인원도 늘어났으니 그전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캐나다행 비행기를 타겠구나 싶다. 심지어 23년에 이미 1년짜리 워홀을 받은 사람이 1년 연장을 신청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전에 워홀 비자를 받고 캐나다에서 있다가 한국에 돌아간 사람들도 1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마 캐나다에 좋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 다시 돌아간 한국에서 지칠 대로 지쳐 캐나다 생활이 그리운 사람들은 귀가 솔깃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 한국이 헬조선이라면 이곳은 헬 단풍국이다. 거기나 여기나 사람 살기 힘들다는 것은 똑같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장단점이 존재하니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캐나다 오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릴 것 같긴 한데, 오해하지 마시라. 나는 '워홀 예찬론자'이다. 어느 나라든 인생에서 한 번 외국에서 직접 생활비를 벌며 살아보는 경험은 무조건 해보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다. 무튼 캐나다, 특히 토론토 워홀을 준비 중인 사람들, 특히 워홀로 캐나다에 와서 영주권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워홀로 캐나다에 와서 이민까지 한 사람의 입장으로, 몇 마디 떠들어보겠다. 


1. 일자리 

의외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캐나다엔 일자리가 많다더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냥 간단명료하게 말하면 '캐나다에 일자리 없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코로나 이후 3년 동안 많은 회사들이 없어지거나 규모를 줄였고, 영화관에 가도 직원이 없지 않은가. 여기도 마찬가지다. 다운타운에 수많은 스타벅스가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 있는 스타벅스도 테이블 없이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형태로 바뀌었다. 


코업이나 컬리지 학생비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학업 기간 동안 주 20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 한데 캐나다 이민국에서 자꾸 예외를 줘서 작년부터 내년 4월까지 계속 주 40시간, 풀타임을 일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물가가 워낙 올라서 이미 비싼 학비를 내는 학생들이 생활비 부담까지 심각해지니까 양해를 해주는 거란다. 그래서 풀타임 근무가 가능한 학생들이 엄청 많아졌고, 그들은 이미 일을 하고 있다. 새로 캐나다에 와서 일을 구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만둔 자리가 시장에 나올 것이다. 그럼 다른 워홀러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비자, 다른 캐네디언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자신 있는가? 


영어가 모국어 거나 굉장히 유창한 캐나다 현지인들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한다. 팁이 있기 때문이다. 팁만 생각하면 당장 사무직을 구해서 일하는 것보다도 많이 번다. 그래도 이들은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직을 구해서 승진을 하던 이직을 하던 할 것이다. 이들이 일을 구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 그 자리를 노려야 한다. 


"저는 팁이 있어서 사무직보다 돈을 더 벌더라도 나이가 있어서, 혹은 한국에서 경험이 있어서 사무직을 구하고 있어요."라고 한다면 굿럭! 

나는 회사에 들어온 이력서를 1차로 거르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캐나다의 경력과 학력이 없는 이력서부터 거른다. 기술직이 아닌 일반 사무직의 경우 캐나다 경력이 많은 사람들도 많이 지원하는데 굳이 이곳 경력이 없는 사람을 뽑을 이유가 없다. 이곳 문화를 모를 것이고, 영어도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친절하게 영어로 Business Email을 쓰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일자리 찾기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각오하고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무직만 찾는다거나 한인업체는 싫다거나 하는 식의 조건을 달면 더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2. 영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 일자리에 수많은 사람이 지원한다. 서버나 캐셔 잡 공고를 올리면 하룻밤 사이에 평균 50통이 넘는 이력서가 접수된다고 보면 된다. 본인만의 장점을 어필해도 모자란 판에 영어를 못 하면...

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캐나다에 오라고 하는 것처럼 들릴까 봐 걱정되는데 그건 아니다. 단, 오기로 마음먹었다면 미리미리 한국에서 새벽 영어 회화반이라도 다니고 미드나 예능을 보며 쉐도잉을 연습하잔 얘기다.  본인이 상상했을 때, 식당에서 영어로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해주는 정도가 안 될 것 같다면 현지 어학원을 2-3달 다니는 방법도 추천한다. 당신은 어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어차피 그 2-3달을 일자리만 구하며 보낼 것이다. 그럴 바엔 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돌아다니면서 이곳 문화에 익숙해지는 적응기간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나는 어학원을 따로 다니진 않았고, 온 지 1달 후에 일을 구했지만... 이건 10년 전 이야기다.) 


영어를 잘 못해도 일을 구할 수 있다. 물류업체, 청소업체, 식당 주방, 하다 못해 자전거로 우버잇츠 배달을 할 수도 있다. 단순한 현재의 영어 실력보다는 영어를 열심히, 적극적으로 배워서 단기간에 실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포스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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