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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eryman Mar 03. 2021

9. 어느 밤 카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기 전 어느 밤 아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아는 척하는 사이 일수도) 산자락에 위치한 카페에서 홀로 앉아 있습니다. 대중 속에 홀로 앉아 있는 기분은 영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낮아지는 자신감은 어쩔 수 없습니다. 더욱이 오늘은 모두 야외에 마련된 넓은 공간에 모여 있어 제 목소리가 가진 힘으로는 공기에 막혀 저 멀리 반대편에 앉은 사람은 입만 벙긋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 듯합니다.  그로 인해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세상은 조용해지고 마치 혼자 사방이 막힌 곳에 있는듯합니다. 간혹 바로 옆의 사람과 대화를 간간히 이어 가긴 하지만 이미 자신감이 떨어져 대화를 이어가긴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맙니다.


약해진 근육과 떨어진 호흡량으로 인한 작고 힘없는 목소리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효과는 그다지 없는듯합니다. 다중과의 만남에서 대화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나 봅니다.


저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고 쉰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불가피한 상황이지요. 운동신경세포병은 자체적으로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으니 그저 홀로 감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로서는 호흡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데 유산소 온동도 제한적이라 쉽지는 않습니다. 사실 더 나빠지는 것을 아니 속도가 늦어지는 방법을 찾는다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상황은 이미 벌어졌고 방향이 정해져도 단지 속도만 조절 가능하길 바라지만 어찌 보면 대화를 위한 자리의 문제는 내 내면의 문제 일수도 있습니다. 상황과 장소에 따라 할 만큼만 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무엇보다 상처 받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만남을 갖는 게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남이야 어찌 보던지, 보고 무슨 생각을 하던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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