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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책방지기 Mar 09. 2024

<사나운 애착>

엄마와 딸의 관계에 대해 사실적으로 알고 싶다면

   전통적 가치관을 사수하면서도 딸이 자신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하는 엄마와 딸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인생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배웠다고 잘난 척하는 딸과 박탈당한 삶에 대한 보상을 원하는 엄마는 화해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각자의 대답은 아주 다를 것이고 각각의 흥미로운 사례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각자의 경험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이 책에 관한 반응은 비슷할 것 같다. 내 이야기와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변별하더라도 흥미롭다는 점은 공통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설은 아니지만 소설처럼 읽힌다. 사건도 있고 대화도 있고 인물에 관한 묘사도 생생하다. 딸이 자라면서 경험하는 엄마와 딸의 갈등이 주축이 되긴 해도, 그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흥미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도 풍부하게 나온다. 그렇지만 명백하게 소설은 아니라서, 문학성을 따지기는 힘들다. 그저 삶과 맞닿은 생생한 이야기로 재밌게 받아들이면 될 것 같고 장르적 구분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세대 간의 갈등은 만국공통의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는지, 뉴욕이라는 배경과 한국과의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남녀 간의 관계도 나와 내 주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비슷한 듯 다른 인간관계에 관한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타인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언제나 인색하기만 했던 가족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지는 걸 느끼게 된다. 때로는 가족이야말로 너무 가까워서 더 이해하기가 힘들게 마련인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족을 보는 섬세하고도 다양한 거리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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