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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고 Mar 13. 2024

무엇을 쫒고 있는가? 돈? 명예?

인생 낭비 하지말자

나의 직장생활의 목표는 막연히 '임원'이었다. 임원을 이루고서 뭘 하자는 건가?

1~2억원의 연봉이 꽂히고나면, 회사에서 더 인정받게되어 더 올라가거나, 주식으로 한방 크게 땡길 기회를 잡게되거나- 부끄럽지만 이게 나의 아주 막연한 목표였다.


결국 좋은 동네로 이사가서 우리 꼬마를 잘 교육시키고 안정적으로 살수 있는 돈을 버는 것이 목표였다고 볼수도 있겠다.


그런데 연봉 1-2억원 받는다고 삶이 달라지나? 세금떼고 월 1000+@ 만원 받고나서 애기 교육비, 저축 조금한 후에, 대기업 임원이라는 타이틀에 괜히 뭔가 뽕이 들어가 "내가 이정도는 쓸수 있지" 안일한 생각에 가격표 생각하지 않고 소비생활하고나면 크게 남는게 없다.


아껴서 500만원 모은다고 치자, 1년 6천만원 모으면 40년 모아야 강남 25평 아파트 살수 있는 돈이 나오게된다. 만약 승진해서 연봉이 두배가 되었고, 10년만 버티면 그날이 온다고 치자. 그런데 임원을 10년할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참고로 대기업 임직원의 1% 미만이 임원, 즉 100명중 1명, 그리고 그 들 중 더 좁은 다음단계 사다리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1/5 정도 되는것 같다.


그리고 내가 만났던 많은 임원들이-남들에게는 말못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얼마나 더 할수 있을까", "그 이후엔 뭘 해서 먹고살까"


그렇다면 '돈을 벌기위해' 임원이 된다는 건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는 목표라는 얘기가 된다.


만약 스스로를 임원으로 오래오래 버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한다.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비위를 맞추며, 어떤 모욕도 견디고 일어날 수 있으며, 극강의 로열티로 승부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날고 긴다는 사람 중에서도 역량이 너무나 넘치게 뛰어나거나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가?


둘 중 하나이거나, 둘다 아니라면 이쪽 길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위에 두 가지를 모두 갖추지 않고 뼈빠지게 회사에 몸바쳐 일한 (대다수의) 사람에게 주어지는건 뭐다?
 병걸리거나, 음해당해 밀리거나, 쫒겨나거나


적어도 나는 지난 3년간 아주 많은 것을 잃었다.


코로나로 시작된 재택 중 하루 10건 이상의 줌미팅을 진행하며 움직임이 거의 없는데다가 아침점심은 거의 거르기 일쑤이며, 저녁 식사 후에는 아이를 재우고 밤 9-10시에 다시 일로 복귀해 새벽 3-4시까지 일을 하는 패턴을 3년간 하다보니 몸무게는 5키로늘고 건강이 급속하게 나빠지는 것을 체감했다.

하루는 새벽에 일을 하다 심장이 두근거려 가슴을 부여잡고 한참 있었던 적도 있었다.


또 우리 아이가 어떻게 유치원과 학교생활을 시작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중요한 시기에 아이가 마음의 상처가 커진 것을 모르고 지냈다. 아니 애써 모른척했다고 해야겠다.

숨을 돌리고 현실을 바라보니 안보이던 것들이 하나둘씩 보인다. 아이를 키움에 있어서 너무 헛점이 많았다.

이걸 어떻게 회복시킬지,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할지 아직 나는 잘 모르겠다. 답이 없다.


엄마와 가족들의 입원과 수술시에도 병원에서 노트북에 접속해 미팅에 들어와있었다. 내가 중요하다 가치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특히 가족과 관련된 일들-에 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더 늦기전에 여기서 한번 멈추고 나의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가, 그것을 위해서 뭘 지금 해야하는가부터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일차원적인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고, 더 궁극적인 목표는 돈을 통해 시간을 벌고 내 소중한 시간을 더 가치있는 곳에 쓰는 것이라면 그렇게 방향성을 잡고 방법을 찾아야겠다.


시간을 미니멀하게 쓰면서 돈을 벌수 있는 방법들을 해보고 나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찾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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