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처음으로 오디오 콘텐츠를 녹음한 일을 브런치에 기록하며 (참고 : 나의 또 다른 처음), 또 다른 오디오 콘텐츠 작업을 이야기했다. OZIC이라는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에서 브런치를 통해 멘토를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OZIC은 나에게 낯선 플랫폼이고 서비스였지만 서비스에 대한 에디터 분의 설명을 듣고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고민 없이 회신할 수 있었던 건 제안 메일의 마지막 문장 때문이었다.
멘토님의 일상이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진짜 일과 일상을 소개하는 것
10여 년 전, 나 역시 취업을 준비하던 때에는 각 회사와 직무의 일이 실제로 어떤지 알기 어려웠다. 학교로 찾아오는 취업설명회나 박람회는 종종 열렸지만 홍보가 아닌 진솔한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알고 지낸 선배들을 통해서가 아니면 그냥 회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정보로 만족해야 했다. 쉽게 알기도 어려운 '진짜 일'은 모르는 채로 회사에 지원하고 또 입사하는 게 당연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정말 많은 일상의 모습들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회사와 취업준비생 사이의 정보 비대칭은 심각하다.
데이터 분석에 대한 글을 쓰거나 그런 일을 하는 사람으로 노출되면서 때때로 직무에 대해 질문해오는 취업준비생들이 있었다. 나에겐 당연하고 매일 같이 반복하는 일들이 그들에게는 미지의 블랙박스인 것처럼 보였다. 고민하거나 궁금한 내용들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고, 가끔은 다양했다. 나도 맨 처음부터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해온 건 아니다. 그래도 비교적 빠르게 나에게 맞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계속 이 일을 하면서, 특히 리더 역할을 맡고 함께 일할 동료들을 모으면서 점점 내가 이 일에 대해 소개할 말도, 강조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OZIC은 취업준비생들이 다양한 직무에 대해 현직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오디오 콘텐츠로 제작해 제공한다. 직무의 범위도 굉장히 다양하고, 산업분야나 회사 규모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서 관심 있는 직무나 산업 분야를 필터링해서 찾아볼 수도 있다. 원고 작성을 시작하기 전에 '데이터'라는 키워드를 OZIC에서 검색했더니 아무 콘텐츠도 나오지 않았다. '마케팅'을 입력했을 때 굉장히 많은 콘텐츠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큰 책임감도 느껴졌다.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의미 있는 내용이 담기도록 구성된 다양한 질문들과 작성 가이드가 좋은 도움이 됐다. 나에게는 당연하기 때문에 초고에 고민 없이 포함했던 실무의 용어들, 또는 회사생활의 단어들은 에디터님의 적절한 질문 덕분에 잘 풀어낼 수 있었다. 몇 차례 피드백이 오가며 더 쉽고 구체적인 원고가 완성됐다. A4용지로 18페이지 분량의 최종본 원고를 e북 리더기에 담아 지난해 말에 녹음실을 찾았다.
처음이 있어 수월했던 두 번째 녹음
전에 제작을 경험한 오디오 콘텐츠인 <나디오>의 공모전 수상 혜택 중 하나로 1시간의 보이스 코칭을 받았다. 그게 OZIC에서 콘텐츠를 녹음할 때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말하는 글과 읽는 글은 다르다는 걸 미리 알았기에 마지막으로 원고를 정리할 때도 귀로 듣는다는 생각으로 잘 고칠 수 있었다. 녹음할 때도 내가 어떻게 힘을 쓰고 강조하면 어떻게 담길 거라는 게 예습이 된 상태로 녹음실에 들어간 셈이다. <나디오>와 녹음을 진행할 때는 엔지니어 분께서 스튜디오에 함께했다. 빈번하진 않았지만 재녹음을 제안하는 부분도 있었고, 직전 녹음한 버전을 헤드폰을 통해 들려줘서 고칠 부분을 바로 인식하고 반영할 수도 있었다.
OZIC 녹음실 / 마이크에게 설명한다는 생각으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OZIC에서는 준비된 녹음실에서 홀로 전 과정이 진행된다. 편집이나 재녹음은 본인의 판단으로 반복해서 낭독하면 이후에 편집하는 방식이다. 만약 <나디오>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내 목소리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시각적인 자료 없이 음성만으로 내용을 전달해야 하고, 중요한 선택에 쓰이는 정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달력에 많은 신경을 썼다. 말이 꼬이거나 실수를 한 게 아니더라도 스스로 전달력이 아쉬울 것 같은 부분들은 다시 한번, 두 번 녹음하기도 했다. 강의를 할 때도 시간이 길어지면 목 컨디션이 떨어지는데 녹음도 마찬가지였다. 중간에 물을 조금씩 마셔도 끊임없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덕분에 2시간 정도 예상한 녹음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점심 식사 후 커피 한잔과 함께 들어선 녹음실이었는데, 나올 때는 이미 거리가 어두워졌다. 최종 원고를 확정했을 때보다 훨씬 후련한 기분이었다. 독립출판으로 펴낸 내 책을 처음 서점에 입고하고 나서던 그날이 새삼 떠오르기도 했다. 이제 나로부터 떠난 나의 콘텐츠, 필요한 사람에게 정말 의미 있게 쓰이기를 바랄 뿐이었다.
내 목소리로 말하는 '나의 일'
물론 나디오의 오디오 에세이도, OZIC의 직무 콘텐츠도 내 목소리를 스스로 듣는 건 아직 익숙해지기 힘든 일이다.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던 과거의 나는 떠나보냈지만 그럼에도 자기 목소리를 '좋아하게' 되는 것과는 다르니까. 때문에 모든 내용을 내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차례 들어보진 못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다만 제대로 전달될 만한 목소리와 속도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처음 몇 편과 중간에 중요한 부분들을 조금씩 들어본다. 녹음하면서 우려했던 목소리 크기의 편차는 후작업 덕분인지 크게 느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크게 부담 없이 가볍게 들으면서 '이 일'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랐고, 그렇게 전달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점검을 마쳤다.
이제 OZIC에서 '데이터'를 검색하면 내 목소리로 말하는 '나의 일'이 나온다. 뷰티 플랫폼의 데이터 분석가, 내가 10년 이상 해온 데이터 분석가의 일과 그간의 경험을 통해 생각하는 이 일에서 중요한 역량이나 참고하면 좋은 팁들. 이 콘텐츠를 녹음하기 위해 요즘 나의 일상은 물론이고 그간 만났던 많은 취업준비생이나 피 면접자들의 궁금증, 내가 생각하는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 면접관의 입장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까지 정말 다양한 생각과 경험들을 돌이켜봐야 했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에는 '이 책을 쓰는 데 내 모든 여행의 경험이 필요했다'는 문장이 나온다. 나 역시 이 콘텐츠에 내가 경험한 '데이터 분석가의 일'을 모두 쏟았다. 데이터 분석가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감을 잡기 어려운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중에는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의 나도 포함된다. 새로운 경험들이 쌓이며 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나의 일' 이야기는 이 1시간 56분에 오롯이 담았다.
이 콘텐츠를 본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 분석가의 일을 잘 이해하고, '데이터로 세상을 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의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총 16개의 강의로 구성된 이 콘텐츠에는 직무 소개와 데이터 분석가가 주로 하는 일은 물론이고 커리어 패스나 이직 고민, 면접 같은 내용도 포함했다. 취업준비생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받아 이에 대한 답변도 FAQ 강의에서 다루고 있다.
아래 쿠폰번호를 입력하면 5% 할인 혜택이 있다고 한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남긴다.
쿠폰번호 : 2712192024 (~2022.12.31까지)
https://bit.ly/3HAiLnj
*이용 문의는 오직(OZIC)의 고객센터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OZIC'을 이용해주세요!
(평일 11:00 AM~19:00 PM, 점심시간 13:00~14:00 PM 및 공휴일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