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 김춘식 Nov 06. 2023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가을을 사랑한 거지

바람은 불고 비는 왔다. 이제야 겨울이 올 것 같다. 추위가 싫어 따스했던 날이 좋았지만 언젠가 추워질 거란 불안감보다 실제 추운 게 나았다.


아침부터 꾸리 한 기분을 가진채 저녁 약속에 나갔다. 점점 약속을 하는 것은 즐겁고 약속시간이 다가 올 수록 귀찮아지고 막상 약속 장소에 나가면 즐겁고 재미있는 게 패턴이 되었다. 오늘은 이미 약속장소에 왔기에 이바구 재미가 찰지긴 하다.


이런저런 귀신시나락 까먹는 소리는 씰데없는 듯해도 늘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회사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살아가는, 살아가야 할 신변잡기 화제로 끝맺음을 한다. 이런 날은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지만 32시간 잠을 못 잔 경험이 그 충동을 이기고 만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이바구 주제가 여기까지 와 버렸다. 가사는 좋다. 그러나 공감은 안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널 사랑하는 것으로만 더 이상의 것이 필요 없다는 게 공통의 공감이다.


가을은 점점 가을가을 해진다. 사계절이 일 년 단위로 된다면 좋겠다 했더니 겨울 1년은 너무 길다라고 감당이 될 것인지  K군과 M양은 돼 묻는다. 어쨌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기에 내일부터 많이 추워진다니 월동 준비가 우선인가 보다. 겨울잠이 좋긴 한데.


오늘 내리고 몰아치는 비바람에 마음속 마지막 잎새가 덩그러니 바닥에 떨어졌다. "어떻게 겨울까지 사랑하겠어, 가을을 사랑하는 거지".





진로를 주문했는데 새로가 나왔다. 이런들 저런들 갠춘, 가을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진짭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