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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Nov 29. 2023

승돌이 지하철 타고 출근합니다

미룬 교육 참석기

백만 년 만의 출근 지하철을 탔습니다. 아침부터 혹시 지하철이 지옥철이 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지각 절대 불허라는 공지가 있었거든요.


미루다 미루다 연말이 되어 어쩔 수없이 강제 교육에 참석입니다. 무섭게도 인사고과 점수를 깐다 합니다. 하기 싫은 것은 미루고 보는 미덕을 몸소 실천을 잘하는 성격에다 나이 먹어 갈수록 시간에 구속된다는 것이 많이 싫어졌습니다. 바쁜 연말에 교육을 받는 이유입니다.


아침길이 추울까 봐 조끼를 받쳐 입고 목도리까지 칭칭 목을 감았습니다. 평생 승용(차) 돌이가 겨울 아침에 지하철 환승까지 차가운 공기와 맞짱 떠는 게 힘든 일이었으니까요. 역시나 지하철역의 찬바람은 매서웠습니다. 도대체 대부분의 우리 서민은 아침마다 어떻게 출근을 하시는 걸까요.


출발역, 연수역


일찍 움직이는 부지런한 분들, 존경합니다.


인하대역, 교육장까지 10분 도보, 춥습니다.


선물받은 목도리, 이런날 최고 성능입니다.


식판점심, 닭도리탕과 돼지국은 고의 제외, 짠밥 좋아요


교육은 얄짤없이 50분 수업에 10분 휴식, 지하철 출근에 이어 백만 년 만의 정규 수업이었으니 힘든 일입니다. 일단 처음 만난 피교육자들과의 서먹서먹 어색 어색이 힘들지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자 수업시간 내내 잠이 오기 시작합니다. 피교육자는 춥고 배고프고 잠이 온다는 게 국룰 이잖아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쉬는 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세상에서 제일 불편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로열제리 질질 흘려가며, 뺨에 책상 도장자국 내며 꿀잠을 자던 때도 똑같이 엄청 불편했다는 기억의 소환입니다.


어쨌든 시간은 지나 졸다자다 무사히 1일 차 교육을 무사히 종료했습니다. 교육의 묘미는 일찍 마치는 거 아니겠습니다. 7교시 1분도 양보 없던 강사 교수님께서 열화 같은 교육생의 염원에 20분 빨리 마쳐주는 감성도 있었습니다.


강제교육에 대하는 자세는 귀찮은 일임에 맞는데 출근 지하철길, 교육시간, 식판 점심은 잠깐 옛날을 생각나게 해 주었습니다. 내일은 잠이 안오길 바라봅니다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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