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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Apr 27. 2024

니캉 같으면 좋겠다

민들레 홀씨되어

사람이 다 다르잖아요. 보는 것은 동일한데 해석하는 것은 가지가지 다른다는 거죠. 쓰는 것은 작가 마음, 읽는 것은 독자 마음이랍니다. 정치에도 야당과 여당이 있고 보수와 진보가 있습니다. 같은 것을 보아도 늘 다른 해석으로 아웅다웅입니다.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닌 다양성으로 보야야 한다 합니다만 어찌 그게 됩니까?  다름이 틀림이고 나랑 다르면 목소리 높여 싸우게 되는 거지요. 고속도로에 내차가 100킬로 달린다 칩시다.  100킬로 기준으로 나보다 빠르면 미친놈으로 사고 나라 저주를 하게 되고, 80킬로로 달리는 거북이 차 뒤에 따라가면 운전 고 따위로 한다 욕을 합니다. 사는 게  별거 있나요. 옳고 그름의 기준은 오직 나이고 나보다 빠르거나 느리면 공공의 적으로 보고 싶은 거 잖아요.


골프 연습장 그물망 아래쪽에 자투리 공간을 이용하여 벙커 연습장을 조성해 놓았어요. 자주 다니다 관리 할아버지와 알게 지내는 사이입니다. 무지무지 일 중독 의심스러울 만큼 부지런하십니다. 잡초 자라는 것은 1도 못 보시고 허용 자체가 안됩니다. 추우나 더우나 눈,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깔끔 유지를 위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십니다. 아마도 천성 일 겁니다.


연습장 주위가 온통 노란 꽃 투성이입니다. 서양 민들레인지 토종 민들레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민들레입니다. 노란 꽃과 이미 홀씨 되어 날아 흩어질 준비를 한 하얀 봉우리가 이쁩니다.


할아버지는 더운 오늘 날씨에 전신 안전 무장을 하시고 예초기로 연신 민들레 꽃봉오리 제거 작업에 진심이십니다. 위이잉 예초기가 돌아간 자리는 민들레뿐 아니라 여러 잡초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그 자리는 금방 깔끔하게 변신이 됩니다.


예초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다 뿔이 나서 한마디 하고 싶어 졌습니다.

"아저씨(할아버지라 할 수없음), 저는 예초하는 것보다 꽃을 그냥 두는 게 더 이쁩니다"

"그냥 두시면 안 될까요?"

".............................""...............""..........."


아무 말 안 하시고, "아네~"하시면서 빠르게 가버립니다. 쩝 분명 삐치신 게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오늘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완전 군장을 갖추고 뻘뻘 땀 흘려 일하시는데 너무 태클을 한 건가 금방 후회해 보았자 헛빵입니다. 이미 늦었어요.


예초 칼날에 베여 정리된 화단보다 하찮은 봉오리 맺힌 꽃이 여전히 마음이갑니다. 다들, 모두들, 다름도 틀림도 구분하지 아니하고 늘 나와 같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것을 보면,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대화하고 같은 공감을 공유하며 살고 싶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앞둔 주말 오늘의 날씨와 연두 초록은 찬란합니다.


홀씨될때까지.


어느사이 봄을 지난 날씨, 온도


마지막 튤립, 또 다시 봄까지 안녕


텃밭보다 꽃


오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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