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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May 15. 2024

불교인은 아니지만 절에 갑니다

모두의 소원

부처님 오신 날, 오늘입니다.  기독교 신자에 가까웠던 과거에 xx 지 종교에 엮여 때려치우고 무종교로 살고 있습니다만 당기는 종교가 있다면 불교라 하겠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14만 4천이 되어 안 죽는다는 것보다 세상의 인연과 업보가 얽혀 선행과 자비라는 종교관이 더 좋았다는 단순한 이유가 될 거란 생각입니다. 인연, 억겁, 전생 등 불교 용어가 좋기도 하고 특히 "인연""그중에 그대를 만나"와 같은 불교풍 가요가 마음에 닿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석탄일에 절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주변 주차난과 신자분들이 너무 많아 고생을 한 기억 때문에 오후에 짬을 내서 가보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이른 오후부터는 비가 내려 행사를 마친 신도님들이 일찍 파했는지 절은 한산하기는 했지만 꾸준히 가족단위로 보이는 내외국인들이 오고 가고 했습니다. 공통점이 모두가 한결같이 평화로운 얼굴 모습이라 같은 시간,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살면서 스스로 힘든 삶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이 식물, 동물의 의인화입니다. 점점 더 생명이 있는 것에 사람화를 시키게 되니까 점점 힘들긴 합니다. 강아지가 하늘의 별이 된 후 49일째 날에 여기에 있었고  또 오늘 같은 목적으로 동일한 곳에 서 있으니 말입니다.


물을 부처님께 붓는다 하는데 몆 번인지 몰라 임의 세 번을 붓고 (씻어드리고), 소액의 기부와 함께 강아지의 안부를 묻고, 부모님의 건강을 소원했습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오늘은 그냥 그러고 싶어서 내키는 대로 그랬습니다.


연등에 달린 수백 개의 소원표(리본)는 바람에 일괄스럽게 날리는 모습이 장관 일 뿐더러 바람에 스치는 소리는 세상편안함을 줍니다. 석탄일 우리 서민들의  소원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이루어질 것 같은 기운이 있는 날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


내 마음을 씻었다


소원은 모두 성취


올라 가시는 분


내려가시는 분


저기 세속에 사시는 분들에 지비


간절함을 담아


연꽃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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