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아침부터 부지런히 외출 채비를 합니다. 휴대폰 건전지 완전충전과 보조 건전지를 챙기고, 이어폰을 두고 간다면 큰 낭패입니다. 날씨에 대응한 옷차림이 제일 신경 써야 할 일입니다.
뭔 큰일이 있느냐고요. 네, 서울 나들이입니다. 거의 3년 만에 서울에 갑니다. 인천에서 서울에 가는 것이 큰일인가 싶지만 승용 돌이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환승에서의 날씨 적응이 솔직 쉽지 않아요. 인천이 그래요. 수도권이지만 동서남북을 지나려 하면 교통혼잡을 절대 피할 수 없는 곳이죠. 서울 가는 길이 미우나 고우나 지하철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목표지가 종로 3가로 인천 1호선, 서울 1호선 특급과 용산서 1호선 일반을 두 번 갈아타야 합니다. 두 시간여 소요죠. 지하철은 서서 가야 한다는 것도 그러지만 복불복 자리와 앉기 위한 옆사람과의 눈치가 싫기도 합니다. 그리고 적응 안 되는 비정상인 분들을 보는 게 매우 불편하더라고요.
서울 거리가 두 시간여 소요라면 인천보다 지방에서가 더 접근성이 용이한 게 함정이지요. 광주에서 모임에 오신 분이 두 시간 조금 더 걸렸다 하여 참여자 모두 막 웃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산, 대구 보다 서울 가는 횟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TV에서 본 한강을 건너고 국회의사당을 보는 게 여전한 인천살이 16년 차 촌놈에게는 신기합니다. 바뀐 게 있다면 63 빌딩의 낭만이 100여 층의 롯데빌딩으로 현실이 된 거죠.
이왕 서울에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약속 전 종묘 한 바퀴가 계획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폭설로 개방치 않는다는 안내문에 섭섭한 마음을 지방사람에게는 전설처럼 유명했던 세운상가를 잠깐 배회로 달랬습니다. 서울 적응하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