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흑백필름 Jul 23. 2024

까만 눈동자

한 장 동화책 1

한밤 중에 목이 말라서 잠이 깬 연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깜깜한 방에 흰 눈동자가 연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으악!" 

"도키도키!"


그 까만 눈동자도 연수를 보고 놀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연수는 용기를 내서 눈동자가 보이는 택배 상자 쪽으로 다가가 상자 속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속에 호기심 가득한 까만 눈동자가 깜빡거리고 있었습니다. 연수는 크게 숨 호흡을 하고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습니다.  


"넌 누구니!" 

"난 신발요정 도키야"


도키는 거품목욕을 좋아하는 누나가 있고, 별봉 인형을 세상에서 가장 아끼며, 그리고 사람들이 안 쓰는 물건을 숨기는 게 취미라고 했어요. 도키는 바람골에서 택배열차를 타고 1박 2일 동안 여행하면서 본 걸 연수에게 재미있게 얘기해 주었어요. 연수는 신기한 이 요정이랑 밤새도록 놀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었어요. 


다음날 늦잠을 연수는 엄마가 얘기해서 어제 산 신발이 맞는지 한번 신어보고는 부랴부랴 유치원으로 달려갔어요. 유치원을 마치고 빨리 집에 돌아가서 도키에게 어젯밤 얘기를 계속 들으면서 함께 놀고 싶었어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연수는 도키가 있던 택배 박스를 찾았어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 엄마한테 물어보았어요.


"아 그 신발 너한테 작은 거 같아서 다시 돌려보냈어."

"뭐라고? 으앙"


연수는 꿈처럼 하룻밤 왔다가 떠난 도키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때 도키가 아끼던 별봉인형이 구석에 버려져 있는 게 보였어요. 연수는 주인 잃은 별봉 인형을 품에 꼭 안았어요. 

작가의 이전글 '세이노'와의 세번의 만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