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의 산책길
엄마
빨리, 빨리!
신난다! 야호, 야호!
엄마, 나 먼저 가도 돼요?
토리 누나는 너무 느려서 싫어.
치, 엄만 누나만 이뻐라 해.
난 남자인데!
치사하게 누나만 이뻐라 한단 말이야.
달리고 싶어, 엄마!
누나!
어, 전철이 오네!
나 전철이랑 시합해도 돼요?
헉, 헉…
너무 힘들다.
여기도 궁금, 저기도 궁금!
엄마, 새가 있네!
보고 올게요!
…아이,
날아가 버렸네.
힘만 뺐네.
엄마,
누나가 안 보여요!
누나는 가끔 앞만 보고 가더라.
누나 찾아보고 올게요!
아이 참, 누나!
엄마, 이쪽으로 갔잖아!
빨리 오란 말이야!
누나, 나한테 혼나 볼래?
엄마, 엄마!
엄마!
나 여기 두고 어디 갔어?
나 무서워요…
나 여기 있어요.
누나! 누나!
나 두고 가면 어떡해!
엄마!
누나!
나 다시는 한눈 안 팔게요!
빨리, 빨리…
나 무서워, 엄마… 누나…
제발… 엄마… 누나…
누가 나 데려가면 어떡해…
엄마, 누나 없으면 나 안 돼…
빨리 와줘…
혼났네.
엄마가 나 두고 갔는 줄 알고
정말 무서웠어.
이제 딴청 안 필게.
엄마, 두고 둘이만 가지 마.
근데…
여기도 궁금하고,
저기도 궁금해!
혈기왕성한 20대라구!
엄마랑 누나랑은 다르다고!
누나는 꾀가 많지만
난 나오면 너무 좋아서
아무것도 안 보이거든.
산도 좋고, 들도 좋고,
새들도 따라가고 싶고,
전철도 따라가고 싶고…
내 마음,
엄마랑 누나는 모를 거야.
엄마, 사랑해.
엄만 내 전부야.
엄마, 미안해.
힘들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