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와의 사랑
토리 산책길
엄마,
천천히, 천천히
다리도 짧고
엄마랑 같은 50대야
코스모스도 예쁘고
억새도
벼도
하늘도 예뻐
향기가 솔솔
여기도, 저기도
자동차 그늘 있네
그늘에서 쉬면서
코스모스 구경하고 가자
코코야, 누나 힘들어
엄마, 기다려 줘
토리는 다리가 짧아 늘 뒤처지며 따라오는 아이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아이다.
따라다니는 모습이 예쁘다고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뻐했다.
뒤뚱거리며 따라가는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사랑스럽기만 하다.
얌전하면서 한 성격 한다.
코코가 귀찮게 하면 절대로 지지 않았다.
잔꾀도 부릴 줄 아는 녀석
걷기 싫으면 한쪽 다리를 들고 아픈 척을 하면서
나를 보던 아이
지치면 먼저 그늘을 찾던 녀석이다.
피부가 좋지 않아 특유한 냄새가 나던 아이
커다란 눈으로 주방에서 일을 하면
간식 달라고 쳐다보던 아이
부스럭 소리만 나도 따라오던 아이
짧은 다리로 소파에 올라오려고 애쓰던 아이
아빠 퇴근길에는 꼭 따라가 먼저 간식을 달라하고
간식을 먹고 나서 또 달라고 하기 위해 쉬를 하던 아이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갑자기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