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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인간을 어떻게 투영하고 있는가
■ 휴먼 알고리즘: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길을 묻다 | 플린 콜먼 지음 | 김동환·최영호 옮김 | 씨아이알(CIR) | 438쪽
알고리즘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면서 ‘시간은 쉬지도 자지도 않는 알파고의 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술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주문하고 누군가와 대화한다. 쇼핑, 여행, 유튜브, 넷플릭스, 먹방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야기들을 나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인공지능(AI) 기계, 더 나아가 지능형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금의 우리는 기술발전을 인간성의 본질적인 부분과 연결하기 위한 성찰의 지점에 서 있다.
그런데 알고리즘이 우리의 시시콜콜한 일상사,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해부하고 각각의 의미까지 통제한다면 세상의 주인은 인간일까, 알고리즘일까? 인공지능(AI)은 개인의 신념과 사회경제적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동시에 인간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고 가난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며 지능과 의식의 신비를 드러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세상을 파괴하기보다 오히려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실성을 갖게 해야 한다.
이 책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문명 속에서 지능형 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인간의 손을 통해 탄생한 인공지능이 인류의 모습을 어떻게 투영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우리의 수준과 의도가 반영되는 지능형 기계 설계에 도덕적 상상력, 인간의 공감 그리고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양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행복하게 현재를 살아가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관련된 윤리, 역사, 인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이 나가야 할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기술은 편견을 지닌 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코드화하고 프로그래밍하고 설계하는 사람들로부터 그런 편견을 물려받는다. 다시 말해 기술은 휴먼 알고리즘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므로 기술개발 이전에 로봇, 알고리즘 그리고 다른 형태의 인공지능에 가치, 윤리, 도덕을 주입하여 기술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지구상에 내딛는 모든 발걸음은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 것이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인류의 밝은 미래, 그리고 인공지능과 관련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그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풀어내고자 한다.
출처; 대학지성 / 이현건 기자 /뉴스레터 제159호
문학공간 22. 12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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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청 (시인 문예비평가)
인류의 문명사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결정된다. 영국의 문명비평가이자 역사가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1889~1975)는 말한다. 그의 역저 <역사의 연구>에서 ‘도전과 응전’이란 독창적인 견해를 밝혔다. 명쾌하고 단순한 논리를 통해 복잡한 인류문명사를 해부한 것이다. 위기(도전)에 어떻게 대응(응전)하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안팎으로 거대한 팬데믹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 위기, 코로나 19 감염벙, 이념과 사상의 전쟁이 공포와 혼란 인간성 파괴의 위기를 부추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외부로부터의 도전(위기)에 어떻게 응전할 것인가에 답이 있다. 좌절하고 절망할 것인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지혜가 미래를 결정한다.
시가 어떻게 역사에, 문명의 흐름에 기여할 것인가는 우리시대의 화두이자 과제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문학은, 시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문학이 감당해야할 역할은 다양하다. 우선 현실의 생생한 고통을 기록을 통해 역사에 교훈으로 남기는 일이다. 또 작품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한다. 그리고 성찰을 통해 원인을 찾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시는 언어로 함축된 에너지의 발현(發顯)이다. 밖으로 향하는 힘과 안으로 향하는 힘이 균형을 이룰 때 안정과 평화를 경험하게 된다.
대체로 시에서 도전에 대응하는 태도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것은 외부를 향해 현실에 맞서거나 안으로 성찰하여 본성(근원)에 도달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지난 망국의 시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서 이육사 윤동주 시가 보여준 태도에 비견되는 것이다. 이육사가 전자의 경우라면 윤동주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거센 바람 속에
새가 난다
날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파득이는
저 혼신의 날개짓이
넒은 강/ 건널까
저 거센 힘과 파닥임 사이
아슬한 균형 박차고
기어이 날아갈까/ 날아/
못가고 몸 솟구쳐 이름 없는 새/ 오른다
바람의 숨막히는 쇠그물의 끝을 향해 작은 새
피묻어 오른다
유연한 포물선 아니라
예리한 비수로 파랗게 날 서
수직으로, 온몸을 던져 수직으로
솟구쳐/ 바람의 멱통을 쪼아, 쪼아
피투성이 육신을/ 쪼아
살아/ 건널까 작은 새
(하략)
-김사인* <새>중에서
(*81년 ‘시와 경제’ 동인으로 활동, 시집 <밤에 쓰는 편지>로
현대문학상 수상)
김사인 시인의 시 <새>에서는 현실과 맞서는 태도가 느껴진다. ‘바람’이란 거센 도전에 연약한 ‘새’의 응전은 가혹하다. 하지만 ‘강’ 건너 희망의 미래로 가기 위한 굽힘 없는 의지(날개)가 팽팽한 긴장감으로 지탱해준다. 여기서 ‘수직’ ‘비수’ ‘쪼아’ ‘피투성이’ ‘오른다’의 대결의지가 가혹하지만 포기나 타협의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
시에서 표출되는 화자의 태도는 다양하다. 긍정과 부정, 비관과 낙관, 과거 미래지향, 확대 축소지향, 절대 상대지향 등 상황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위기에 대응하는 태도는 크게 대상으로 향하는 힘과 내부로 향하는 힘의 긴장에 따라 대별된다. 이는 마치 일제에 몸으로 항거했던 이육사의 절대의지와 맥락이 닿아있다. 한편 내면으로 성찰하며 조국의 정체성과 양심을 아파하며 본성을 깨우려 했던 윤동주의 시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 <새>의 대결의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보면, 무모할 정도로 유연성이 부족하다. ‘균형’이나 ‘유연한 포물선’ 같은 여유나 겸손 휴먼 같은 미덕은 끼어들 틈이 없다.
오늘날 양극단으로 치닫는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이 각인되어 있는 듯하다, 이념과 이해에 따라 극단으로 쏠리고 출렁인다. 내 이익 앞에 공익은 한갓 명분으로 전락한다. 타협과 공존은 없다. 정치는 진영화 이익 집단화되고 피아(彼我)의 대결과 적대감으로 사회를 분열시킨다. 오직 힘과 힘의 평형과 대결로 긴장이 고조되는 위기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작품 <새>를 극복의지로, 정의와 양심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불의나 굴종 위력에도 굴하지 않는 저항정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치 김수영의 <풀>에서 처럼 결코 꺾이지 않고 일어서는 민중의 강인한 시민정신으로 대체된다. 이 때 오늘의 위기를 미래의 약속으로 바꾸려는 굳은 의지와 열망이 감지된다.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 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곽재구* <새벽 편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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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사평역에서」당선으로 작품활동
시집으로 『사평역에서』, 『서울 세노야』외
산문집 『포구기행』동화집 『아기 참새 찌꾸』외
신동엽 창작기금과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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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시 <새>가 대상을 향한 대결의지 혹은 극복의지를 담고 있다면 곽재구 시인의 <새벽 편지>는 내면의 성찰을 통한 본성(근원)에의 합일을 꿈꾸고 있다.
80년대의 시대적 절망과 우울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시인, 그는 우주와 자연의 신비를 풀어내면서 현실의 고난을 애써 잠재우려 했는지 모른다.
<그 뒤 곽재구 시인은 ‘사평역에서’부터 ‘서울 세노야’(1990년)에 이르기까지 현실에서 억압받는 삶을 서정적으로 노래했다. 1980년대를 담아낸 작품들이 분노와 절규, 외침으로 끝난 경우가 많았지만 그의 시는 분노를 아름다운 시어로 품어내 깊은 정조로 노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뒤 시인은 폭력적인 세계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넘어 인간 본래의 순수성과 사랑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줘 왔다.>
-미디어 기사 중에서
이 시의 키워드인 ‘사랑의 샘’은 마지막의 ‘희망의 샘’과 대응되면서 주제(사랑과 희망의 염원)를 구현한다. 그것은 ‘마르지 않는’ 본성의 그것이다. 현상은 모두 변하고 변하는 것은 고통이며 종국에는 모두 사라진다. 무상(無常)의 이치를 넘어서는 불변성이야말로 시인이 추구하는 이상향이다. 그는 다른 시 <와온 바다>에서 “꽃이 피고 저녁이 오고/ 어린 새들이/ 별과 별 사이를 날아다니고“처럼 평화가 깃든 세상을 노래했다. ‘와온 바다’는 그가 살아온 남도의 평온한 고향 바다를, 그렇게 불렀다. 그의 이상향은 한때 머물었던 인도의 한 아쉬람에서도 찾을 수 있다.
타고르 집안이 만든 산티니케탄(Santiniketan)에 살 때 진정한 평화가 깃든 땅으로 회고 한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현실의 고난이다. ‘마르지 않는 샘‘과 대조를 이룬다. 다시 내면의 ’깊숙한 뜨거움‘에서 존재의 근원과 조우한다. ’밝아올 아침‘은 미래의 희망이다. 그것은 ’자유로운 새소리‘와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로 구체화된다. 자유와 평화가 깃든 이상향이다.
시인은 시 <새벽 편지>를 통해 고난의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자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늘 팬데믹 시대의 거친 골짜기를 힘겹게 건너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다.
이번호로 연재를 마감하려한다. 한국 현대 시사(詩史)에 빛나는 주옥같은 문제작을 선정, 창조적 재해석과 비평의 대중화에 방점을 두려 나름 노력하였다. 이제 본업인 시에 복귀하고 일대사(一大事) 마음공부에 집중할 것이다. 그동안 관심을 가져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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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시대’를 거쳐 ‘인간 해방의 시대’를 넘어 다시 ‘인공지능 시대’를
맞고 있다. 이성과 감성을 매개로 하는 예술, 인간의 전유물로 여기던
창작예술이 도전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의 예술창작 능력은 어디까지 이며 현 주소와 그로 인한 법적 제도적
보완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청사)
인공지능을 접목한 예술 산업이 본격 확대되는 추세다.
#. 광주과학기술원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작곡가 ‘이봄(EvoM)’은 화성학 및 대위법 등 주요 음악 이론을 학습해 음악 샘플을 듣고 사람이 선호하는 음악적 속성을 분석하고, 음과 리듬을 조합해 선율을 만든다. 그렇게 나온 작곡량은 6년간 30만 곡, 그중 3만 곡을 판매해 6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 2021년 김태연 소설감독이 만든 구상에 따라 인공지능 소설가 ‘비람풍’이 집필을 담당한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가 출간됐고, 1만 2천여 편의 시(詩)를 학습한 인공지능 ‘시아(SIA)’의 시(詩)들을 바탕으로 한 시극(詩劇) ‘파포스’가 올해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배우들을 통해 제작·공연됐다.
예술은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변화⋅발전해온 매체와 만나 새로운 예술로 확산⋅발전하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감콘텐츠, 메타버스, 인공지능이 등장하며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술창작 환경의 변화⋅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음악과 소설 등 예술 문화 영역에서 본격 적용되는 가운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인공지능과 예술 간 공존에 기반한 ‘인공지능 예술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인공지능(AI)과 함께 하는 예술’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공지능 창작물이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점차 그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먼저, 프랑스, 미국 등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만든 작품의 저작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본, 영국 등에서는 인공지능 개발단계에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위한 저작권 침해 면책을 허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뉴욕 경매에서 고액으로 낙찰되는 등 창작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인공지능과 예술의 더욱 다채로운 만남을 예상하게 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가 예상되는 속에서 인공지능과 예술의 공존에 기반한 인공지능 예술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콘텐츠 관련 이론 및 실습 교육 등을 지자체와 협력해 각 지역에서 실시될 수 있도록 확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중앙정부와 협력에 따른 정책적 지원과 별도로 경기도 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등 민간부문, 대학, 공공이 연계 협력해 예술과 인공지능의 공존을 통한 융복합적 창조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예술시대, 경쟁이 아닌 공존을 위한 준비로 ▲인공지능 창작물의 예술 창작물로서 인정 여부 등에 대한 담론 전개 ▲인공지능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인정, 문화예술 범주로 법적 인정여부 등 담론 전개를 통한 법·제도 개선 근거 마련 ▲문화예술분야 관련 콘텐츠 산업 기반 확대 및 성장 기대 속에서 기술적 측면은 국가적 지원 ▲지역의 고유한 역사, 문화, 예술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는 내용적 측면(스토리 텔링 등)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 등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역할 분담과 협력에 기반한 정책적 지원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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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지성 같은 호/ 고현석 기자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