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보육과 교육의 차이를 살펴볼까 합니다. 보육과 교육은 한 마디로 딱 잘라 이런 차이가 있다고 단정을 짓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차이점을 살펴보면서 두 개념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집은 보통 0세~7세를 대상으로 운영합니다. 영아부터 다닐 수 있는 거죠. 반면, 유치원은 5세~7세의 유아부터 등록이 가능합니다. 어린이집은 보육에, 유치원은 교육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두 기관 모두 보육과 교육을 동시에 책임집니다.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가 5세가 되면 자녀를 유치원에 옮겨서 보내야하나 고민을 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정부에서는 2012년부터 5세~7세 아이들이 동일한 교육을 받도록 누리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사용하는 교재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동일한 교육과정을 적용합니다. 3월에는 ‘봄’을 주제로, 4월에는 ‘나와 친구들’을 주제로 하는 등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똑같은 주제로 공부를 하죠.
유치원의 법적 운영 일수는 180일입니다. 최소 수업 일수를 다 채우면 나머지는 원장의 재량대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가령 재량휴업일이나 방학 일수를 조절할 수 있죠. 반면 어린이집은 공휴일과 일요일을 빼면 연중무휴로 운영이 됩니다. 여기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차이가 도드라지는데요. 어린이집은 보육과 사회복지의 성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린이집에도 방학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보통 어린이집 교사가 교대로 근무를 합니다. 유치원의 운영 시간은 하루 3~5시간이지만 어린이집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전일제 운영이 원칙입니다. 유치원의 정규수업이 끝나도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없는 가정은 방과후 수업을 신청합니다. 물론 추가 비용이 발생하죠. 어린이집은 사정에 따라 최대 밤 10시까지 야간보육반을 운영하기도 하는데요. 마찬가지로 보육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는 자격증 자체가 다릅니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입니다. 어린이집 교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수여하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보육교사 자격증은 보육교사교육원, 평생교육원, 사이버대학 등 보건복지 가족부가 지정한 교육시설에서 수업을 받고 어린이집 실습을 나가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입니다. 유치원 교사는 교육부장관이 수여하는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대학에서 반드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관련 학점을 이수해야 합니다. 또 임용고시를 합격해서 정식으로 발령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차이점을 살펴봤는데요. 초등학교는 유치원이 가진 특성을 연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교육부 산하 소속입니다. 그리고 보육이 아닌 교육을 실현하는 곳이죠. 때문에 과거에는 보육과 관련된 서비스가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자녀를 입학시키는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간 자녀가 유치원에 다닐 때보다 훨씬 빨리 집에 귀가하여 직장을 다니기가 곤란해지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이러한 보육 서비스를 조금 더 보장하기 위해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은 별도 시설(전용 또는 겸용교실 등)이 갖추어진 공간에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수업 이외에 이루어지는 돌봄활동을 말합니다. 현재 돌봄교실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중 신청을 통해 운영을 하며 점차 전 학년으로 확대를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봄교실은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등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을 대상으로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도 및 학교 여건에 따라 담임교사 등이 추천한 학생(일시적 실직, 일시적 경력단절 등으로 구직중인 가정의 자녀 등)도 포함을 하고 있습니다. 돌봄교실의 학생 수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학급 당 20명 내외로 구성하여 편성·운영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돌봄교실은 18시까지 운영하되, 학교 여건 및 돌봄 참여 학생 가정 부모의 퇴근 시간 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방학 중에도 돌봄교실이 운영됩니다. 방학 중에는 오전부터 운영을 하는 것이 권장 사항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방학 중 점심은 보통 도시락을 싸오도록 합니다. 학교에서는 급식을 운영하지 않고 식중독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죠.
돌봄교실은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에서 보육을 실현하는 시스템입니다.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여성경제활동 인구 증가 등 양육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도입이 되었습니다. 2004년에 처음으로 초등 저학년 ‘방과후 교실’ 도입 정책을 발표하고 시범학교를 운영했습니다. 2010년에는 ‘초등돌봄교실’이라는 명칭으로 변경, 전국 6,200실로 확대를 하였으며 2014년부터 지금처럼 초등학교 1~2학년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했습니다. 또한 초등돌봄 연구학교를 운영하는 등 제도의 정착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을 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17년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확정하였고 이에 따라 초등학교 전학년으로 돌봄교실을 확대하고 내실화 방안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 돌봄교실을 살펴보는데요. 아이들이 교실에 남아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돌봄교실에는 교구가 많아서 아이들이 키즈카페처럼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또 방과후수업이 연계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나오는 간식도 질이 괜찮아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었는데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초등학교에서의 이러한 시스템을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일단 학생 수가 너무 많고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빈 교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거든요. 초등학교에서 보육적 측면이 부각이 되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