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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나 Oct 01. 2021

마라톤 대회 & 러닝 이벤트가 더욱 즐거운 이유

가성비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요 :)

유난히 무더웠던 2021년의 여름.


그 덥고 습함 속에서 나 자신과 약속한 '100일간 매일 달리기'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니 소위 런태기(러닝+권태기)라는 것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동을 쉬고 싶어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100일 달리기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음속 여유의 출처는 아무래도 이제 러너의 계절인 가을이 왔기 때문이고, 또 눈만 내리지 않는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달리기가 여름보다 오히려 더 좋은 시원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겠지.


간절기인 이 시점, 내 러닝 생활에 동기부여가 될 만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푸마 공식 인스타그램 페이지에서 비대면 러닝 크루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접하게 되었다.


한국 지사 창립 이후 최초 러닝 크루 모집! (출처: 푸마)


달리는 사람의 수만큼 달리는 이유가 있다. 이유있는러닝, 이RUN저RUN


달리고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좋아서, 멋진 사진을 남기는 것 자체로 좋아서.

이런 러닝도 있고 저런 러닝도 있다.


자신만의 이유로 달리는 모든 러너들을 위한 이RUN저RUN 언택트 러닝 크루

푸마와 함께 할 50명의 러너들을 모집합니다.


■ 모집 개요

 - 참가자 모집 기간 : 8월 24일 (화) ~ 9월 7일 (화)

 - 참가 신청 방법 : 프로필 혹은 하단의 링크를 통해 접속

 - 크루 당첨자 발표 : 9월 10일 (금)

 - 활동 기간 : 9월 셋째 주 ~ 11월 중 (약 3개월)

 - 상세 일정은 선발 크루원들을 대상으로 추후 전달 예정


■ 이런저런 러닝 크루 BENEFIT

 - 주차별 미션과 수행 여부에 따른 다양한 리워드 제공

 - 전문 러닝 코치님의 체계적인 트레이닝 커리큘럼

 - 다양한 이벤트런 참여 기회와 프로필 촬영권

 - 우수 활동 러너에게 지급되는 스페셜 리워드

 - 50명의 러닝 메이트와 함께 하는 즐거운 러닝


선발하는 50명의 인원에 과연 내가 들 수 있을까 싶었지만, 경험상 일단 신청서를 던져 놓으면 운 좋게 얻어걸리는(?) 이벤트가 있다는 개똥철학에 힘입어 자신감을 가지고 신청했다.


며칠 뒤 발표된 참가자 발표 명단에 내 이름은 없었다…

푸마 러닝화가 타 러닝화 브랜드(나이키, 아디다스, 호카오네오네, 뉴발란스 등)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러닝 크루에 선정되지 않아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씨익씨익). 러닝화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나지만, 지난 1년간 러닝 기어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푸마에 러닝화 라인이 존재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까(내가 모르면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 사고방식 시건방진데...?).


아마 나 같은 달림이들의 푸마 러닝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려는 데 이러한 이벤트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브랜드에 러닝화 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로 알게만 되어도, 그 브랜드는 추후 러닝화 구매 시에 적어도 한 번은 고려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너들은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러닝 상품들을 제공받을 수 있어 즐겁고, 그들이 착용샷 및 인증샷을 SNS에 올리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니 즐겁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가성비  가성비는 없다


내가 마라톤 대회나 프로그램에 참가할지 말지를 고민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가성비'이다. 참가비용 대비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혜택 그리고 참가자들이 누릴 수 있는 이벤트가 다양한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누리려는 욕구는 당연한 것이니까(라고 나의 물욕을 합리화해본다).


참가자 혜택

참가자 혜택은 주로 기념품(레이스  혹은 레이스 패키지)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배번(없는 경우도 있다), 기념 티셔츠와 완주메달, 그리고 간단한 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엔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추세이고, 손세정제와 항균 물티슈 같은 방역 키트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위에 언급한 구성품 이외에 받아본 기념품에는 스포츠 레깅스, 우비, 마스크 스트랩, 러닝 벨트, 열쇠고리(키링), 휴대폰 손잡이(그립톡), 방수백, 등산가방, 스포츠 뉴트리션(에너지 젤, 파워젤, bcaa, 프로틴 바 등) 기념 스티커 등등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뽑아보자면 바로 러닝 벨트다.

양 쪽으로 지퍼 수납이 가능한 러닝 벨트. 2021 핑크런 플러스 기념품인데 아주 유용하다. 클립형식이라 탈착할 때 살이나 옷이 끼이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벨트를 착용한 모습.

이 또한 혜택이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2020년 국제 평화 마라톤대회에서는 '영상 참가자'로 참가해, 코엑스 옆 대형 전광판에 내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중계되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올려본다. 그런데 쓰다 보니, 이런 흔치 않은 기회가 있다는 것도 혜택이라면 혜택이겠다.

대회가 끝나고 이메일로 받은 영상 참가 기록 사진. 달리며 손을 흔드는 내 모습이 잘 중계되고 있다.


이벤트

이벤트의 경우 그 종류가 정말 무궁무진한데, 최근 내가 참여해 선정된 이벤트들을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엘르런(ELLE RUN) : 패키지 티켓 이벤트

엘르런 버추얼 레이스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피드는 보통 이런 형식이다. '누가누가 더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 것인가'콘테스트라고 보면 된다.

게시글에 댓글을 단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해 무료 참가권을 부여한다. 응모 방식은 간단하지만 만족감은 가장 큰 종목(?)이다. 시키는 대로(엘르런에 참가해 달리고 싶은 이유와, 함께 달리고 싶은 친구를 멘션해 소환한다!) 댓글을 달아 당첨되면(혹은 계정 담당자의 눈에 들면..?!) 3만 원 상당의 참가 티켓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당첨 메시지는 이렇게 DM으로 받기도 한다. 당첨됐을 때의 기분은 역시나 짜릿!

(보너스 코너) 이쯤에서 알아보는 나만의 이벤트 당첨 꿀팁(?)

내용은 너무 짧지 않게 대략 서너 줄은 되게끔 성의 있게 작성하며, 문장 말미에 이벤트 주제와 관련된 이모티콘을 사용해 정성(?)을 더해주면 좋다! 만일, 러닝과 관련된 이벤트라면 운동화, 달리는 사람 모양 이모티콘을 과하지 않게 적절히 사용한다.


엘르런 이벤트에 당첨 되어 받은 레이스 팩
패키지에는 완주 메달이 함께 들어있다. 실제로 정직하게 뛰었는지는 참가자의 양심에 달려 있다.

 서울마라톤(SEOUL MARATHON) : 인생 RUN컷 촬영 이벤트

서울마라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벤트다.  사진 촬영을 희망하는 러너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사진작가의 손길이 묻어 있는 인생 러닝샷을 촬영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러닝이란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나에게 일어난 행운 가운데 손에 꼽는 이벤트였다고 생각한다.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앞 호돌이 광장에서 '인생 RUN컷' 촬영 중인 내 모습. 보이진 않지만 내 맞은편에 작가님이 사진기를 들고 서있다.
작가님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최종 보정본. 내사진이지만 멋지다...


뉴발란스 러닝 클럽(NBRC) 크루 선발전 : GPS ART 이벤트

참가자들의 노고가 많이 필요한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의 GPS 기능을 이용해 특정 문자나 모양대로 러닝 루트를 만들고 달린 뒤 그 경로를 비교하면서 누가누가 더 멋지게 혹은 창의적으로, 그러면서도 모양 식별이 가능하게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는지를 겨루는 이벤트다. NBRC의 맨 앞글자인 'N' 모양의 코스를 만들어 뛰는 미션이었는데, 달리기에 앞서 어느 코스로 달려야 예쁜 N모양이 그려질까 고민하는 데 시간을 한 참 쏟았던 게 기억난다. 예쁘면서도 동시에, 찌그러지지 않은 N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비록 선발되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꽤 멋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위의 작은 하트는 애교 :D


코로나  피어나는 사이버 운동 동지애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오프라인 마라톤 대회가 수도 없이 많이 열렸다. 하지만 이제는(바라건대 '당분간'은) 비대면 언택트로 각자가 희망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약속된 거리를 달리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회가 대다수다. 코로나 이후로 러닝의 세계에 빠져든 나 또한 실제로 어깨를 맞대며 수만 명의 러너들이 동시에 스타트라인을 출발하는 현장감을 느껴본 적은 겨우 한 번뿐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막막하고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웃음을 사냥하고자 하는 '흥'이 있는 존재다. 함께 모여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틈틈이 '소확행'을 갈망한다. 나도 그런 것이, 코로나로 인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소통을 위한 SNS 피드 업로드는 더욱 빈번해졌고, 이제는 거의 운동 피드로 점철된 나의 (운동)인스타그램에서 나와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다양한 생활체육인 팔로워분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좁게는 러닝, 넓게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끼리 혹은 같은 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람들끼리 온라인상에서 서로 교류하게 된다. 때로는 같은 팀이 되어, 때로는 개인 플레이어로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즐거운 동기부여를 하고, 또 댓글도 주고받으며 서로 응원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바로 러닝 행사의 가장 원초적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따로’이지만 사실은 ‘함께’하고 있다는 바로 그 느낌이다.


앞으로 어떤 즐거운 마라톤 & 러닝 이벤트들이 있을까. 또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을까.

즐겁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기대해본다.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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