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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리아나 Jun 17. 2022

어쩔티비 저쩔티비

대비해야 하는 정의들

‘어쩔 맥도날드 빨대 도둑’

‘저쩔 코스트코 양파 도둑’

‘어쩔 다이슨 청소기 내 돈 내산’


이것이 요즘 청소년들이 사용한다는 말버릇과 말싸움이라고 한다. 풍자와 희화화를 이용한 말발 싸움을 어린 나이부터 시작한 요즘 친구들이 수준이 참 높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10대이던 당시에 ‘말발’이란 그저 욕을 하거나 부모님을 비하하는 저급한 것이었다.

‘무한 제공’이라는 이유로 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는 것이 뻔뻔하다는 사실임을 이용해, 상대방이 그러한 궁핍한 데다가 염치없는 사람이라며 수치심을 유발하고 통상적으로 ‘고가’라고 인식되는 다이슨사의 청소기를 자신의 돈으로 살 수 있는 만큼의 재력이 있음을 이용해 말발 대결을 하는 사람들의 나이가 ‘10대’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세상에 서툴러 염치가 없고 사소한 실수들을 하고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나이가 10대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10대보다 똑똑해진 그들의 서투름과 실수는 조롱거리가 되고 점점 잔혹해진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똑똑하구나.


세대를 거듭할수록 인간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세상을 발전시킨다. DNA는 부모의 경험을 기억하고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그렇기에 부모의 부모의 부모의… 부모들의 경험을 모두 물려받은 나는 선대보다 더 발전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생물학 지식을 접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갈수록 똑똑해진다고.

그렇게 똑똑해지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AI 기술은 이미 미래에 사라질 직업을 확정 짓고 있다. 물리적 세계를 벗어난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자아를 구축할 수 있게 되고, 자연의 섭리대로 만들어진 뇌가 가진 모든 정보를 인공 뇌로 옮기는 방법으로 영생을 가능하게 하는 뉴럴 링크 기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AI가 만든 인간보다 나은 창작물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뉴럴 링크로 만들어진 나는 나인가
세상은 그런 나를 나라고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
그 기준은 누가 세울 것인가
인간의 가치는 추락하게 되는가
육체의 가치와 정신의 가치의 격차가 벌어지는가
이 고민은 그러한 세상이 열리고 할 것인가 그전에 정립되어야 할 문제인가

유한함이 무한함보다 나은 것이 무엇인가
무한함이 유한한 보다 낫다면 유한함을 추구할 이유가 무엇인가

유한함 만이 가치를 만든다면 유한함 보다 나은 무한함은 가치가 없는 것인가

유한한 인간이 부여한 가치는 무한함 앞에 어떤 존재가 되는 일까,

궁금한 것이 많은 나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고 부족한 오늘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삶의 모든 순간이 완성형일 필요는 없겠다, 싶다. 계속해서 나아가면 어디엔가 도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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