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밤새 코막히고 목이 아파 고생하여, 아침에 일어나니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태다. 평소 잘 아프지 않던 사람이 힘들어하니 겁이 난다. 크게 아프는 건 아닐까. 비상약을 챙겨 먹이고 코벤트가든으로 향했다. 바이올린 버스킹도 하고 있고, 감각적인 가게들이 들어서있는 쇼핑몰 이었다.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고 한산한 분위기이다. 거기부터 걸어서 도중에 공원벤치에서 쉬기도 하며, 피카디리광장까지 걸었다.
셰익스피어 동상이 있는 공원.
피카디리광장
차이나타운을 지나다 중국빵집에서 꽈배기같이 생긴 튀긴 빵을 하나 사 먹고,
Wasabi 체인점이 보이길래 어제 찜해 두었던 지라시스시를 사서 근처 공원에서 먹었다.
밥먹을 곳을 찾아 들어간 공원이 의외로 아담하고 예뻐서 횡재한 기분이다. 현지 직장인들도 점심을 사와서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른쪽에 큰 테이블이 있어서 점심먹기 좋다.
한 쪽에서 화보촬영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한국인 같아 보였다.
대형 테이블 말고도 여기저기 벤치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점심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점심을 마치고 Neal's yard 를 찾아 나섰다.
가는 길에 예쁜 거리들이 눈길을 끈다.
멀리 건물 위의 굴뚝이 재미있다.
발길을 멈추게 하는 내가 좋아하는 골목들.
골목을 나서자 만난 작은 광장.
너무 예쁘고 한가로운 풍경. 샘나는 여유.
유명한 매그넘 아이스크림가게.
내 맘대로 겉에 입히는 쵸콜렛을 선택해서 살 수 있다는데, 줄이 너무 길다. 도무지 덥지가 않으니 아이스크림이 땡기지 않는다.
Neal's yard 입구.
골목 안에 작은 광장이.
조그만 중정을 둘러 싸고 작은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좀 예쁘게 꾸며 놓긴 했는데, 내가 늙어 그런가 감정이 메말랐나 런던에 와서 내내 시큰둥 한 것 같은데? 아마 런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마음을 가다듬고 런던을 더 즐겨야지.
이 때 쯤부터 시차때문인지 무척 힘들다. 오히려 어제는 몰랐는데.
그만 들어가 쉬고, 저녁먹고 야경이나 보러 나오자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프리메이슨홀을 보았다. 뭔가 모르게 소설과 음모를 생각나게 하는
건물이다.
프리메이슨홀.
아까 점심 먹은 공원을 구글지도에서 찾아 보니 이름도 예쁜 St. Anne's Churchyard Gardens 이다.
길에서 만나는 손 꼭 잡고 다니는 걸음도 불편한 노부부들을 보면서 든 생각.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다닐 수 있을까 ?"
"10년 후?"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남편의 대답은
"10년보다야 더 다니겠지. "
슬며시 남편 손을 잡아 본다.
숙소에 돌아와 둘 다 잠깐 낮잠을 즐기고 나니 야경 보러 나갈 생각이 싹 없어졌다. 근처에 막스 앤 스펜서 수퍼가 있다길래, 내일 아침 먹을 샌드위치와, 그래도 영국 맥주는 맛보고 가야겠다 싶어서 Doombar 라는 걸 Amber Ale 이라는 말에 끌려서 샀는데, 좀 싱거운 맛이었다.
저녁으로는 어제 Tesco 에서 사 두었던 계란볶음밥에, 치킨을 렌지에 데우고, 이찌방라면을 하나 끓였다.
이 곳 숙소는 학생들 기숙사로 방학에만 호텔로 운영한다. 원룸처럼 욕실 주방 책상도 구비되어 있고 꽤 넓다. 주방엔 쿡탑 전자렌지 식기세척기 식탁까지 있어서 지내기 쾌적하다. 후기에 침대가 딱딱해서 불편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우리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시내까지 15분 정도면 나갈 수 있고, 지하철역도 도보이용이 가능해서 편리하다. 오이스터카드를 사용하면 버스만 타면 하루에 4.5£ 이상은 charge 되지 않는다 하니 마음껏 탔다 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