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에서 리스카 픽업

4. 벨기에 브뤼헤

by 시골할머니

밤 11시 30분 버스를 탄다.

칼레 경유 파리까지 가는 버스라 짐을 실을때 칼레가는 사람은 차의 반대편에 있는 짐칸에 실으라고 한다. 칼레에서 내리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나보다. 장거리버스치고 실내가 별로 쾌적하진 않다. 일반고속버스 수준이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불가리아 소피아로 갈때 탔던 버스보다 훨씬 못하다. 버스터미널도 선진국 맞나 할 정도로 낡고 지저분하다. 잠깐 잠이 들었다가 버스가 정차하길래 내다보니 , 출발한 지 두시간 정도 지나 도버항에 도착했다. 해안절벽 풍경이 멋지다고 들었는데 낮이 아닌 것이 무척 아쉽다.


모두 버스에서 내려 여권검사를 받았다. 프랑스 입국 수속인 것 같은데 영국항구에서 한다. 다시 버스에 타고 줄서서 배에 들어간 후, 버스에서 내려서 위층 휴게실로 올라간다.

작은 면세점도 있고 식당, 매점들이 있는데, 모두들 한 테이블씩 차지하고 잠을 청하고있다. 우리도 남은 동전으로 카푸치노와 홍차를 한 잔씩 마시고 편한 자리를 찾았다 .


얼마 안 가서 칼레에 도착했는지 다시 버스에 타라고 한다. 실제 운항시간은 얼마 안되는데, 차 싣기전 수속과 검사를 위한 대기시간이 많이 걸린다. 버스에 다시 타고 한참을 구불구불 가길래 혹시 기사가 우리 내려주는 걸 잊었나했는데, 드디어 차를 세우고 내리라고 한다. 달랑 우리 둘만 내렸는데, 바로 터미널건물 앞이다.

새벽 5시반이라 문이 닫혀있으면 어쩌나 했더니, 페리회사 사무실 두 곳에 사람도 하나씩 있고 이 새벽에도 배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몇 있다. 우리가 리스하려고 하는 시트로엥 유로패스 사무실이 여기 있어서 여기서 차를 픽업하기로 예약해 놓았다. 유로패스 사무실이 터미널건물에 있어서 이동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어서 다행이다. 아프리카 난민들때문에 칼레의 치안이 좋지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동해야했다면 많이 걱정이 되었을 터다.


유로패스 사무실에 직원이 출근하는 9시까지 3시간 반을 기다려야한다. 의자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기모드에 돌입했다. 다행히 WIFI 가 잘 되어서, 남편은 Sygic 앱을 점검하고, 나도 이것저것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9시가 다 되어도 사무실 창구가 안 열린다. 옆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에 물어보니 메모를 붙여놓았다고 한다. 찾아보니 자기네 창구가 아닌 엉뚱한 옆창구에 붙여놓았다. 메모에 있는대로 전화하니 직원이 데리러 나왔다. 여기서 차를 건네주는 게 아니고 픽업사무실까지 차를 타고 가는데, 주변 분위기가 흉흉하다. 말로만 듣던 난민들이 철조망 울타리 밖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 수속절차 끝내고 차를 가지고 나오는데, 직원이 바로 앞에 있는 주유소에서 주유하지말고 좀 멀리 떨어진 데서 주유하라고 주의를 준다.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면 저 사람들도 선량한 사람들이었을텐데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으니 참 안스러웠다.


좀 떨어진 곳으로 찾아간 주유소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고, 한 편엔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겁이 나서 기름을 넣고 빨리 이 부근에서 벗어 나기로 했는데, 마침 길이 공사중인걸 네비가 인식을 못해서 한참 애를 먹었다. 네비에만 의존해서 외국에서 길을 찾아갈 때 제일 어려운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다. 길은 막혀있는데, 자꾸 그리로만 가라고하니 방법이 없다.


브뤼헤를 향해 가다가 중간에 AUCHANT 이라는 대형마켓에 들어 가서 바게트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장을 보았다. 처음 파리에갔을 때 맛보았던 바게트샌드위치맛을 잊지 못해 프랑스가면 제일 먼저 먹으리라 찜해놨던 메뉴이다.


차를 받고 처음 장보는거라 살 게 많다.

전기밥솥을 15유로 주고 구입했다. 6인용으로 좀 크지만 가격은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싸다. 어차피 차에 싣고 다니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른 여행자 블로그에서 많이 보았던 데카트론도 구경했다 . 기대가 컸었는지 우리에겐 생각보다 살 게 없었다. 손목시계를 12.99 유로에 하나 샀다.


우리가 빌린 차는 시트로엥 C3 수동이다. 제일 가격이 싸고 작은 차이다. 남편이 오랜만에 수동차를 운전하니 첨엔 적응이 잘 안된다고 한다. 천천히 차와 친해가며 브뤼헤에 도착했다.


차색깔 정말 맘에 안든다. 리스는 차색깔을 우리가 지정할 수 없다.
차받으러 가면서 주차장에서 눈에 띄는 이 차를 보고 설마 저 색은 아니겠지. 했는데 바로 그 차가 우리 차였다.


브뤼헤는 정말 작은 도시이고, 꼬불꼬불한 좁은 길에 일방통행도로도 있어서 운전하기가 조심 스러웠다. 뺑뺑 돌다가 주차를 포기하려는 찰나에 겨우 구글맵으로 주차장을 찾아 주차했는데, 바로 메인광장 옆이어서 좋았다.








광장의 오르골악사





운하가 아기자기하고 예쁜 도시.



내가 사랑하는 분위기있는 골목들




유명하다는 와플을 2.5 유로나 주고 샀는데 별로 맛도 없다. 왜 유명한 지 모르겠다.

조그만 도시라 광장주변 조금 둘러보고 작은 가게에서 브뤼헤맥주라는 ZOT를 두 병 사서 숙소로 갔다. 브뤼헤와 겐트 사이의 시골마을에 있는 B&B 인데 네비에 주소가 찍히지 않아서 잘 찾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는데 구글지도와 비교하며 갔더니 헤매지않고 단번에 찾았다.


시골이라 주변에 편의시설은 하나도 없었지만 숙소 자체는 깔끔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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