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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둥바둥 김대리 May 29. 2023

대기업에 취직해도 바로 퇴사하는 MZ 신입들

지방대생이지만 현대자동차는 다니고싶어



"제가 생각했던 업무가 아닌 것 같아요"



얼마전 옆의 팀에서 일하고 있던 신입사원이 자신의 파트장(팀장보다 바로 아래의 총 책임자)에게 한 소리이다. 신입 공채사원으로 입사할때는 이쪽 직무가 아니었는데, 실제로 배치는 자신의 원한바와 달라서 그런 이야기를 한듯 하다.



"그러니까 옆에 있는 팀으로 보내주세요. 그곳이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에요"



정말 당차지 않을수 없다. 나는 감히 그렇게 입밖으로 꺼낼 생각도 못하는데 말이다. 신입의 패기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개념이 없다고 해야하나. 잘 모르겠다. 패기라하고 하면 좋게 보는것일 테고, 개념이 없다고 하면 그냥 난 꼰대인증을 자처하는 것 같고. 판단을 보류한다.



내 주변에도 그러할 진데. 기사들을 보면 요즘에 신입사원 퇴사율이 굉장히 높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기존 기성세대들은 상사가 뭐라고 하든, 회사가 자신을 어떻게 휘두루든 참고 견딘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돈을 받고 있으니까. 욕짓거리 한번 하고 그냥 묵묵히 참고 견딘다. 달리 대안이 없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세대들은 다르다. 자신이 이런 대우를 받아서 안된다고 생각하면 바로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가감없이 그대로 표현한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바로 이야기 한다.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그런데 차라리 이런 이유때문에 퇴사하는 것이라면 괜찮다. 자신이 원하던 직무가 아닌데 다른 업무를 시킨다면, 그 부당한 지시에 응당 강하게 반발해야 한다. (나는 그러지 못하지만)



그런데... 문제는 '열정'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조금 생각해 볼만한 문제로 바뀐다.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이 아닌것 같아요. 열정이 생기질 않아요."



이런 질문은 단연 신입만 가지고 있는 의문점이 아니다.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같은 사람도 가지고 있는 질문이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열정'을 쏟을만한 일을 찾는게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당장의 생업을 위한 현실에 굴복하는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열정'이라는 것이 뭔가 휘황찬란하게 주변의 후광을 받으며 갑자기 나타날 것 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유성처럼 갑자기 머리속에 지나가는 하나의 생각줄기와 경험이 '유레카'를 외치며 자신의 삶을 극적으로 바뀌게 하는것을 기대할지 모른다.



이럴때 우리는 스와스모어 칼리지에서 45년간 심리학을 가르친 대학교수의 말을 곱씹어 볼필요가 있다.



한동안 일해보고 상당히 깊이 관여해봐야 미묘한 사항들을 알게 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많은 일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재미없고 하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처음에는 몰랐던 많은 면을 알게 되고, 결코 이런 점들을 완벽히 해결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려면 그 일을 꾸준히 해봐야만 합니다.


혜성처럼 나의 '열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해보기 전까지는 나의 열정이 없을 것만 같았던 일들을 막상 시작해 보면 열정이 생길수도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열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금방 식으면서 '역시나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야' 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교수의 말처럼 조금더 깊이 해보고 조금더 오래 해보아야 수 있는데 말이다.


배우자를 찾는 일이 완벽한 비유가 되겠네요. 단 한 사람뿐인 이상형이 아니라 배우자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사람과의 만남은 시작에 불과하잖아요.


지금의 아내? 아주 훌륭하다. 그런데 이 세상에 지금의 아내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을까? 나보다 너 잘 맞는 사람이 없을까? 분명히 있다. 아내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나와 함께 살아갈 유일한 사람이 아내뿐일까? 그렇지는 않다. '열정'을 가지고 '천직'같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리는 것은 마치 완벽한 배우자를 찾을려고 하는것과 같다.


열정은 계시처럼 찾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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