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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아픈 기도

by 김틈

어린이는 작은 아픔도 쉽게 드러낸다.

나이가 들면 더 아파도

아픔을 감추거나 축소한다.


여러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어린 아픔을 먼저 돌보라는

오랜 섭리겠구나... 한다.


나이 든 내가

더 나이 든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덜 아픈 내가

더 아픈 어머니의

덜 아프다는 네가 더 아프구나... 하는

소리를 들으며


오래고 꾸준하고 평범한 그 기도.

그 기도를 놓지 않으면

마음과 아픈 이유를 알아내고

더 아픈 이를 생각하겠지요... 하고

기도하시라 한다.


전화를 끊고

마중한 아내가 퇴근을 하고

걸으며

별을 보고

도란거리면서도


계속 기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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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아프다고 한다. 평생 당신에게 써 본적 없는 비싼 돈의 검사를 받고는 늙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네.


이럴 때 어린이들이 이해할 만한 크기의 단어를 찾진 못하겠다. 오늘은 등 뒤에서 들리는 깊은 밤 숨소리 같은 아빠의 마음을 궁금해하며 들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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