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e blue dot... Far from
David Bowie의 노래 'Space Oddity'에서 슬픔은 적막하고 아름답게 표현되더라.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지구는 그저 푸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멀리 회로가 고장 난 우주선을 타고 달을 지나...
더 먼 우주로 떠나가는 톰 소령은
아내에게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달라 말하며 이렇게 말해.
지구는 온통 싸우고, 아프고 전쟁 중이야.
오래전 지구를 떠나 여행하는 보이저 호가 푸른 고향별을 바라봤을 땐
마치 하얗게 머리가 샌 부모님처럼 희미하고 창백한 하나의 푸른 점이었지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불렀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 '창백한'은 중요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단다.
창백하다는 것은 강하고 대단하고 위세를 떨치는 것과는 정반대의 의미야
우리가 사는 이 별의 강하다는 사람, 위대하다는 사람, 잔혹하고 무자비했던 폭력과 학살과 전쟁들
그리고 평화로워 보이는 도시의 불빛 아래에서 또 경쟁, 경쟁, 경쟁 속에서 마음이 다치는 어린 지상의 별들인 너희들...
그 모두가 사실은 '창백한 푸른 별'에 살고 있음을 되돌아보라는 소리 아닐까?
최고의 대학을 가야 하고,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해야 하고, 내가 가진 건 절대로 뺏길 수 없고(나눌 수 없고)
그렇게 맹렬하게 달려가는 그 끝은
창백한 푸른 이 별의 어느 쓸쓸한 병원 침대일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너무 슬프고 보잘것없지?
하지만 이 지구별의 역사도 우주와 같다면...
세상은 공룡처럼 거대하고 강한 것들은 멸망했고
순하고 약한 것들이 세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숨을 쉬었어
인간의 조상도 빙하기와 거대한 맹수를 피해 살아가던 작은 포유류였다고 하니까.
포유류...
따뜻하고 달콤한 36.5도의 생명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니?
어미가 젖을 물려 키우지 않으면 사실상 새끼고 자식이지만 타인이기도 한 아이는 죽고 마니까...
그 포유류가 모여 살고 힘을 키우고 기술을 가지고 지식을 키우면서 이젠 공룡보다 무섭게 된 세상이야.
바다 건너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았던 나라에서는
평범한 시민이 그 나라 공무원의 권총에 허망하게 죽기도 해... 그건 좀 오래전이지만 이 나라도 겪은 일이지.
우리는 피를 흘리지 않고 그런 강하다고 착각한 무리들을 법과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기도 했지만... 아직 이 창백한 별 전체에는 우리가 겪은 고통을 여전히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단다. 물론 우리도 방심하면 언젠가는 강하고 힘센 별이라고 착각하는 무리들에 의해 그런 고통을 또 겪을지도 모르지.
오늘은 우리가 이 '창백하고 푸른 별'의 작고 작은 생명들이라는 걸 한 번은 생각해봤으면 하고
너희들에게 편지를 보내본다.
1977년 보이저호가 지구를 떠났으니 아빠와 같은 나이일 거야.
아빠는 가끔 저 멀리 남쪽 지방에서 흰머리로 창백하지만 사랑스럽게 너희들을 기다리는
그 별들이 그리워, 아버지... 어머니...라고 아빠가 부르는 그 순하고 평화로운 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