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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틈 Sep 24. 2024

별의 다비식

분신하는 것은 빛나는 것은 죽음은

<별의 다비식>


돌아간다.

돌아온다.

몸은

타오르고


죽으며 빛나는

긴 꼬리


이승에 남겨둔

긴 고리


합장하는 행성들

사리를 찾는 은하들

눈을 감지 못하고 타오르는 태양들


동안거의 우주 깊은 곳

빛도 없으므로

어둠도 없고

어떤 색이라 부를 수 없는

비어있는 색, 투명이 아닌

투명은 시선의 방랑벽.


돌아간다.

돌아온다.

몸을 태우며 빛을 흘려야

그런 줄 아는 것.


애초에 몸은 없어

텅 비었고


기억이

타는 것

기억의 꼬리가

불붙는 것

기억의 꼬리의 고리가

빛나는 것


그 빛의 걸음으로 수 만년을

텅 빈 우주에서

탁발을 다니다가

몸도 기억도

다 타버려서

반짝이는 텅 빈

눈동자 속의 기억의 꼬리를 붙잡으려


비로소

빛나는

소식.


별의

다비식.


김틈  2024.9.24 경의중앙선 은하철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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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것들은 애처롭다.

자신을 태우지 않으면 빛은 나지 않는다.

혜성은 태양을 바라보며 꼬리를 빼고 타오른다.

우리도 지구고 우주고 모든 것인데

저 무수한 윤회와 죽음들을 잊었다.

몇 만 광년의 시간을 지나온 저 빛도

기억과 존재마저 잊었다.

(사진-김틈: 아이들이 자는 방 천정에 우주 천체 빛을 쏘는 간접 조명을 사줬다. 우연히 깨서도 우주의  한 몸을 느끼길)


  어쩌면 저 먼 우주에게 그런 우주와 같은 타인에게 나 자신에게 우리는 수 억 광년을 지나 기억도 몸통도 사라진 텅 빈 반짝임 뿐일지도 모른다.


  우주를 잊은 당신과 나는

  긴 우주의 탁발을 끝내고 동안거에 든

  빛일 까?


  타오르면 죽는데

  타올라 빛이 나지 않으면

  기억도 가늠할 수 없다.


  슬픈 은하계의 슬픈 별들의 이별.


*불가에서는 이치를 깨닫거나 부처의 가르침을 깨닫는 일을 수행자끼리 “소식”이라고 표현한다. 내게도 소식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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