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하는 것은 빛나는 것은 죽음은
<별의 다비식>
돌아간다.
돌아온다.
몸은
타오르고
죽으며 빛나는
긴 꼬리
이승에 남겨둔
긴 고리
합장하는 행성들
사리를 찾는 은하들
눈을 감지 못하고 타오르는 태양들
동안거의 우주 깊은 곳
빛도 없으므로
어둠도 없고
어떤 색이라 부를 수 없는
비어있는 색, 투명이 아닌
투명은 시선의 방랑벽.
돌아간다.
돌아온다.
몸을 태우며 빛을 흘려야
그런 줄 아는 것.
애초에 몸은 없어
텅 비었고
기억이
타는 것
기억의 꼬리가
불붙는 것
기억의 꼬리의 고리가
빛나는 것
그 빛의 걸음으로 수 만년을
텅 빈 우주에서
탁발을 다니다가
몸도 기억도
다 타버려서
반짝이는 텅 빈
눈동자 속의 기억의 꼬리를 붙잡으려
비로소
빛나는
소식.
별의
다비식.
김틈 2024.9.24 경의중앙선 은하철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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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것들은 애처롭다.
자신을 태우지 않으면 빛은 나지 않는다.
혜성은 태양을 바라보며 꼬리를 빼고 타오른다.
우리도 지구고 우주고 모든 것인데
저 무수한 윤회와 죽음들을 잊었다.
몇 만 광년의 시간을 지나온 저 빛도
기억과 존재마저 잊었다.
어쩌면 저 먼 우주에게 그런 우주와 같은 타인에게 나 자신에게 우리는 수 억 광년을 지나 기억도 몸통도 사라진 텅 빈 반짝임 뿐일지도 모른다.
우주를 잊은 당신과 나는
긴 우주의 탁발을 끝내고 동안거에 든
빛일 까?
타오르면 죽는데
타올라 빛이 나지 않으면
기억도 가늠할 수 없다.
슬픈 은하계의 슬픈 별들의 이별.
*불가에서는 이치를 깨닫거나 부처의 가르침을 깨닫는 일을 수행자끼리 “소식”이라고 표현한다. 내게도 소식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