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살려면 알아야 한다! 알쏭달쏭한 숫자와 지침 속 살 길 찾기.
코로나 바이러스와 일본, 첫 번째 소식을 전한다.
먼저, 명칭 문제를 정리하고 넘어가자.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다. 2월12일 WHO가 'COVID-19'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데 따라, 한국 정부는 2월12일부터 '코로나19'라는 한글 명칭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포털)
반면 일본 정부는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일본 현지 사정을 전달하려는 목적을 고려해서, 일본측 용어를 따라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사용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대응
일본 정부는 지난 1월30일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 수립을 위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를 설립했다. 내각총리대신인 아베 신조가 본부장을 맡고, 내각관방장관인 스가 요시히데와 후생노동대신인 가토 가쓰노부가 부본부장을 맡았다. 그 외 모든 국무대신이 본부원으로 포함되어 있다.
대책본부 안에 일본 정부의 부처들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한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에 대해서는 대책본부 회의 자료를 찾아보면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태 초반부터 질병관리본부가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공중보건을 테마로 한 여러 정책들을 빠르게 결정해 나갔다. 일본에서도 보건 분야를 전담하는 정부부처인 후생노동성에서 공중보건에 대한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책본부에서 전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다음에 세부 정책을 발표하는 방식이라 아무래도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다.
감염자 현황
2월23일 15시30분부터 진행된 대책본부의 제12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2월23일 11시 기준 일본의 현황은 감염자 132명에 사망자가 1명이다.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현황은 '그 외'로 따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쪽은 감염자 634명에 사망자가 2명이다.
일본 국내 감염자 중 '국내에서 감염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는 사례' 5건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대략적인 감염루트가 파악되어 있으며, 그 외 감염사례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라고 한다.
- A-6 : 중국 우한에서 온 투어 관광객 버스 운전자
- A-8, A-12 : A-6과 같은 버스에서 가이드로서의 업무 수행
- A-16 : 업무 관계로 하루 300명 정도의 중국 관광객을 접객했으며, 본인의 말에 따르면 손님 중 중국 후베이성에서 온 관광객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함
- A-17 :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검역 업무에 종사하던 검역관
중국 우한시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귀국자 829명에 대해서는, 10명이 현재 입원중이며 62명은 별도 숙박시설에 격리중이라고 한다. 나머지 인원은 자택귀가하였으며 자가격리 기간도 이미 종료가 되었다고. (2월22일 18시 기준)
크루즈선 탑승자 3,711명에 대한 현황은 다음과 같다. (2월23일 6시 기준)
- 입원중 : 691명 (승무원 140명, 승객 551명)
- 하선 : 1,045명
- 밀접접촉자(별도 숙박시설에 격리) : 89명
- 크루즈선 잔류 : 934명 (승무원 10명, 승객 924명)
- 전세기 등으로 자국에 귀국 : 전체 숫자가 따로 명시되어 있지 않음
* [기출발] 미국(328명), 한국,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홍콩, 대만, EU(이탈리아), 영국
* [출발예정]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사실 대책본부의 회의자료를 잘 들여다보면, 이 숫자들이 참 알쏭달쏭하게 적혀있다. 엑셀도 아니고 PPT 파일에 숫자가 적혀있어 계산하려면 일단 엑셀에 데이터를 옮겨두어야 한다. 세부항목을 더하면 총계와 일치해야 할 것 같은데 일치하지 않기도 하고. 알쏭달쏭하다.
출입국 관리 현황
일본 출국 시 외무성은 중국 후베이성 전역과 저장성 원저우시를 레벨3 지역으로 지정하여 여행을 금지하고, 그 외 중국지역은 레벨2 지역으로 지정하여 불요불급한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출처 외무성)
일본 입국 시 도착일 기준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 및 저장성에 방문한 이력이 있거나, 후베이성 및 저장성에서 발급한 여권 보유자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직접 입국 또는 제3국을 경유하여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별도로 설치된 전용 입국장에서 검역을 받게 되며, 외국인의 경우 거주지와 유효한 연락처를 확인한 후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출처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
개개인이 알아두어야 할 감염증 예방수칙
개인의 예방수칙으로는 1) 화장실에서 손 잘 씻기, 2)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해 면역력을 높이기, 3) 5~60% 정도의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기 의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한편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의 기침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출처 수상관저)
- 마스크를 착용한다
- 티슈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린다
- 재킷의 안쪽이나 소매 등으로 가린다
- 주위 사람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진다
마스크 공급
정부에서 발표한 예방수칙을 지키려면 결국 마스크가 필요하다.
한국처럼 일본도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건 마찬가지다. 아마존, 라쿠텐 등에 마스크를 검색하면 깜짝 놀랄만한 가격을 볼 수 있다. 그나마 드럭스토어에 일부 입고되는 물량이 있어 입고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가게 오픈전부터 줄을 서 있다가 구입하는 것이 방법이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는 매주 1억 개의 마스크가 공급되고 있지만, 마스크 생산자가 생산량 증대를 위해 설비를 신규 도입할 경우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등 매주 6억 개를 목표로 마스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각종 시책을 펼칠 에정이라고 한다.
마스크와 관련해서 마스크 생산자 및 관련 정부부처에서 보내는 대국민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전국 마스크 공업회,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 소비자청 공동 배포)
1) 마스크는 사재기 하지 마시고 필요한 만큼만 구입해주세요.
2) 일회용 마스크가 없을 때는 대용품을 사용해주세요. (가제 마스크, 타올 등을 사용해서 입 밖으로 비말이 나가지 않도록 막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3) 입이나 코를 만지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주세요.
통합 홈페이지 운영
내각관방에서는 1월23일부터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책을 안내하기 위한 통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수상관저, 후생노동성, 법무부 등 각 정부기관에서 산발적으로 발표하는 대책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는 의미가 있다.
그렇...기는 한데. 문제는 같은 자료를 두고 업데이트 시기가 다른 경우가 있다. 자료를 따다 쓸 때 잘 확인해보아야 한다. 가령, 법무성 홈페이지에는 3월1일자 자료가 업데이트 되어 있는데, 내각관방 홈페이지에는 아직 2월1일자 자료가 남아있는 식이다.
상담센터 운영
다음과 같은 증상이 4일 이상(고령자 또는 기초질환 보유자의 경우 2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에 연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후생노동성에서 운영하며 매일 9시부터 21시까지 상담이 가능하다. 통화료는 수신자 부담이라고. 전화번호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수상관저)
- 감기증상 또는 37.5도 이상의 발열
- 권태감과 답답함(호흡곤란)
상담센터에서 상담 진행 후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귀국자/접촉자 전문 외래병원을 소개해준다고 한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일반적인 전화상담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위에 적은 후생노동성 상담센터가 아니라) 각 도도부현에서 운영하는 전화상담 창구로 연락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역시 각 도도부현에 해당하는 전화번호는 위 수상관저 홈페이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어로 상담을 희망하는 외국인의 경우, 영어,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로 365일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콜센터에 연락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출처 관광청)
의심증상 발현으로 인해 결근하는 경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내 기업 담당자를 위한 Q&A를 참고해볼 수 있겠다.
먼저 노사합의 및 기업 자율에 따라 재택근무나 시차 출퇴근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후생노동성에서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도심 혼잡 등을 우려하여 이미 재택근무 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었으며, 관련해서 재택근무 통합 포털 사이트를 참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출처 재택근무 종합 포털 사이트)
한편 신형 코로나 감염 또는 감염의심으로 인해 결근하는 경우에 참고할 만한 법 조항으로 노동기준법 제26조를 들고 있다.
第26条 使用者の責に帰すべき事由による休業の場合においては、使用者は、休業期間中当該労働者に、その平均賃金の百分の六十以上の手当を支払わなければならない。
제26조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 이상의 휴업수당을 지불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아닌 불가항력으로 인한 휴업의 경우에는 휴업수당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의미이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휴업수당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피고용자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 보험으로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을 수 있으므로 보험사에 문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자의 경우 우선 위에 언급한 후생노동성 상담센터에 상담하도록 권고하며, 상담 결과 직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판명되었음에도 사용자의 자주적 판단으로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으로 보아 휴업수당을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37.5도 이상의 발열이 있는 경우 출근을 자제해달라는 사내 지침을 내렸다고 해 보자. 취업규칙에 병가제도가 있다면 병가제도를 활용하되,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역시 사용자의 판단에 따른 휴업이므로 휴업수당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라고 안내하고 있다. (출처 후생노동성)
이벤트 개최 관련
후생노동성은 지난 2월20일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각종 이벤트 주최측에 '개최 필요성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에서 일률적으로 개최 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고 있다.
한편 이벤트 개최를 강행하는 경우라도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손세정제 비치, 감기 등 유증상자 참가 자제 요청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출처 후생노동성)
참고로 오는 3월1일 개최가 예정되어 있었던 도쿄 마라톤의 경우 3만8천명에 달하는 일반 참가 경기를 전면 취소하고, 200여명의 초대선수가 참가하는 경기만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도쿄마라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관심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더군다나 일본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라는 크루즈 때문에 확진자 수가 높다. 크루즈선 탑승객들을 바다 위에 격리시켜 놓고 있다고는 하지만 물자 등이 왔다갔다 하는 과정에서 내륙에 영향이 없을 거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알쏭달쏭한 숫자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료들 속에서 거주자인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포스팅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