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 초중고 휴교령을 기점으로 일상생활에도 영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일본, 두 번째 소식을 전한다.
초중고 휴교령
2월27일 저녁의 일이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속보 알림이 떴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본부 회의에서 '3월 한달 간 전국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휴교를 요청한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새학기가 4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학교가 쉬는 기간은 2주 정도이다. (관련기사 클릭)
일본도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 늘었다. 낮 시간 동안 자녀를 돌보기 위해 일을 쉬어야 하는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베 총리는 오늘(2월29일) 휴교령의 후속조치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 한해 휴업수당을 고용보험에서 보조하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클릭)
저번 글에서도 소개했듯 휴업수당은 노동기준법 제26조에 따라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지급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이번에만 정부의 요청에 따른 휴업으로 해석해서 정부가 대신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음, 복잡하구나. 어쨌든 해당자의 경우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고용보험에서 보조하는 것이다보니, 고용보험에 가입된 사업장만 해당이 된다.
재택근무 확대
2월27일 닛케이 신문이 일본 주요기업 13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부 또는 일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전체의 46%에 달한다. 아직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검토중이라고 밝힌 기업도 16%나 된다. (관련기사 클릭)
이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아베 총리가 초중고 휴교령을 내렸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시설의 휴업, 영업시간 조정
각종 유통시설들이 임시휴업 또는 영업시간 조정에 나서고 있다.
-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 : 3월 한달 간 매주 화요일을 임시휴업일로 지정
- 미츠코시 백화점 : 홋카이도 내 3개 점포 임시휴업(3월1일), 수도권 6개 점포의 영업시간 단축(3월2일부터 3월13일까지)
- 빅카메라 :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 단축(3월3일부터)
미술관과 박물관도 향후 2~3주간의 휴관일정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국립미술관은 물론, 모리미술관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경우, 하라미술관처럼 비교적 소규모 미술관까지 발빠르게 움직이는 추세다. 대형 놀이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도쿄의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역시 모두 3월15일까지 휴원하기로 했다.
한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있다면 일본에는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가 있다. 두 항공사는 3월19일 탑승분까지의 일본 국내 항공권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수수료 없이 변경 또는 취소를 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스포츠 경기도 취소 또는 무관객 진행
봄을 맞아 계획되어 있던 축구, 야구 등 각종 스포츠 경기도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야구 : 3월15일까지 진행 예정인 시범경기를 전부 무관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3월20일부터는 공식 경기도 시작되는데, 공식 경기를 강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다시 결정하겠다고 한다. (관련기사 클릭)
- 스모 : 일본 스모협회는 3월8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규경기인 하루바쇼(春場所)를 중지 또는 무관객 진행할지에 대해 내일(3월1일)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 (관련기사 클릭)
- 골프 : 3월5일부터 3월8일까지 오키나와에서 개최되기로 했던 여자 투어 개막전은 중지 결정. 기존에는 무관객으로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전격 중지하기로 발표했다. (관련기사 클릭)
그 외 농구, 럭비, 탁구, 권투 등 거의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지 또는 무관객 진행 방침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클릭)
한편 스포츠 경기가 중지 또는 무관객으로 진행될 경우 기존에 판매한 티켓을 환불해줄지 여부도 관심사다. 구입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수는 있지만, 주최측 사정으로 경기 또는 이벤트가 취소된 것으로 보아 대부분 환불 대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3월1일로 예정되어 있던 도쿄마라톤의 경우, 주최측 결정으로 일반인 참가 경기를 전격 취소했음에도 티켓을 환불해주지 않는다는 방침이라 차이가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경기를 관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가하는 케이스라 상황이 다르다고. 이유야 어쨌든 그 배경에는 도쿄마라톤 주최측이 가입한 보험 약관에 따라 기후조건 악화로 인한 취소시에는 보험금이 나오지만, 코로나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환불을 진행할 경우 주최측이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클릭)
생필품 사재기
작년 10월에 '태풍 하기비스가 지나간 자리'라는 제목으로 일본 마트의 텅 빈 진열대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어제(2월28일) 저녁의 풍경을 소개해본다. 왼쪽이 쌀, 오른쪽이 휴지 등 생필품 진열대다. 둘 다 눈에 띄게 휑한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는 다른 생필품보다도 특히 휴지에 대한 사재기가 심각했다. 초중고 휴교령이 내려진 2월27일을 기점으로 조금씩 물건이 동나기 시작하더니, 오늘(2월29일) 아침에는 각지의 마트와 드러그스토어 오픈 시간에 맞춰 휴지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왜 하필 휴지일까. 배경에는 SNS발 루머(?)가 있었다. 휴지의 주요 원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휴지를 구하기 어려워질거라는 내용이었단다. (관련기사 1 클릭, 관련기사 2 클릭)
루머야 루머겠거니 치더라도, 지진과 태풍 같은 자연재해를 수시로 겪어 온 일본이기에 한 번 발동한 사재기 심리가 쉽사리 잠재워지지는 않을 것 같다. 필자도 쌀이나 휴지 같은 생필품을 앞으로 2주 정도 분량은 구입해 두었는데, 그 전에는 최소한 생필품 품귀 현상만이라도 진정되기를 바라본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다룬 첫 번째 글에서는 일본 정부에서 발표한 각종 현황, 일본 정부의 대응체계, 정책 등을 다뤘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 언론보도를 참고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정리해보았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언론보도 등을 인용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모든 자료에는 출처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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