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아빠의 육아휴직 롸이프 6
아프냐. 나도.. 아빠다
휴직의 이점 중에 하나는, 아이에게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가 쉽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학교 간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던지.
지난주 휴일을 앞둔 화요일, 난 평소처럼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을 하고서 씻고 나왔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앤 아버님. 저는 ○○초 보건교사입니다. 앤이 1교시 중에 머리가 아프다며 울면서 왔어요. 열을 재보니 38.4도가 나왔어요.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어요."
"네. 선생님, 지금 가겠습니다."
휴직 상황이 아니었다면, 조퇴를 내야 하는데 내 수업이 있다면, 두 가지 중 하나였을 것. 아이가 좀 괜찮아질 때까지 보건실에 쉬게 해 주십사 부탁하거나, 내 수업을 다른 선생님께 결보강 부탁드리고 바로 조퇴를 하거나. 두 경우 모두 마음이 편치 않고 정신없었을 것이다.
보건실에 도착했을 때 아이가 누워있었다. 아빠 왔다는 얘길 듣더니, 아이는 활짝 웃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엘 가니까, 요즘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열감기란다. 약을 먹고 기력을 좀 찾은 아이는 집에서 나름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둘째 쑥쑥이 차례다. 쑥쑥이는 밤새 다섯 번을 토했다. 세 번째 토했을 때부터 내가 거실 소파에서 데리고 잤다. 중간에 토한다고 깨서 쑥쑥이도, 나도 밤을 꼴딱 새웠다. 첫째랑 아내를 등교시키고 쑥쑥이와 병원엘 갔다 왔다. 아이는 장염이란다. 지금은 약을 먹고 잔다.
아이가 아픈 상황에 다른 거 신경 쓰지 않고 대처할 수 있어 다행이다. 토사물이 묻은 이불, 베개, 아이 옷 등을 아까 나가기 전에 세탁기 돌려놨는데, 와서는 건조기에 옮겨 작동시켰다. 나도 솔솔 잠이 온다.
평상시의 루틴을 잠시 미뤄두고 못 잔 잠을 보충해야겠다. 얘야, 아프냐. 나도.. 아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