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J라 그런가?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은 정말 셀 수 없이 많지만,(현재 최애는 크러쉬. 한 때는 시경 오빠) 오늘 쓸 글의 주제에 대한 썰을 풀기에 가장 어울리는 뮤지션은 지코 Zico라는 생각이 든다. 지아코. 작사, 작곡, 편곡에 화려하고 정확한 래핑과 끝내주는 퍼포먼스까지 완벽한 보석 같은 가수. 그의 <아무 노래>라는 곡도 안무 챌린지 열풍으로 정말 유명해졌지만, 지코의 노래 중에서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노래는 <Artist>. 이런 후렴구로 시작하는 노래, 들어보신 적 있으실 듯. 'We are, we are, we artist baby~' (최근 방송인 강호동 씨는 <아는 형님>에서 요즘 최애곡이라고 밝혔다 한다)
<Artist>는 2017년에 발매한 지코의 <<TELEVISION>>이라는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몸치인 내가 듣기만 해도 고개가 까딱이고 저절로 그루브를 타게 하는 흥부자 곡이 몇 개 있는데, 이 곡이 그중 하나다. 나는 한 가지 노래에 꽂히면 한동안 그 노래만 파서 듣는 성향이 있는데, 가장 많이 들은 곡의 재생 수가 200회를 웃돈다. 지코의 'Artist'는 지금까지 135회 들었다.
가사 속 '아티스트'라는 발음을 최대한 굴리고 악센트와 비트와 리듬과 음표를 적절히 부여해서, 이 곡의 매력을 도입부터 대방출시킨 느낌. 그리고 뮤지션 지코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가감 없이 표현한 가사가 무엇보다 맘에 든다. 샤워하면서 혼자 흥얼대는 그 즐거움, 나는 나이를 먹지 않고 도로 뱉을 거라고 말하는 반항아적인 시각. 막히면 반대 길로 역주행하는 용기와 참신함. 그의 번뜩이는 창의력이 너무나 탐난다.
미루지 마 즐거움을
그건 저축이 불가능
somebody say 이다음에 커서
그 커서가 바로 지금
이런 가사를 진짜 어떻게 쓰는 걸까. 예전에 지코가 블락비였던 시절에 했던 인터뷰가 생각난다. 가사를 잘 쓰고 싶어서 어휘 실력 향상을 위해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국어사전을 늘 들고 다니면서 외울 정도였다는데... 그래서인지 음악 실력은 물론 언어감각까지 뛰어나진 것 같다. 직업이 작가인 나조차 그의 가사 쓰는 실력 앞에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지코의 MBTI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엔프제에게는 예술을 유독 사랑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측면도 있는데, 그래서 연예인 중에서도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재능과 기질을 가진 인물이 다른 사람에게 뭔가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하고 거기에 논리력과 설득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당연히 '자기표현의 왕'이 될 수밖에. 앨범 커버 하나도 그냥 만들지 않고, 그만의 독특함이 묻어나 있다. 그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물론 피나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그런데 지코는 자기를 표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과 같이 아티스트 성향이 짙은, 머릿속이 시끄럽고 예술에 조예가 깊은 모든 사람에게 이 곡을 바치는 듯하다. <Artist>라는 노래를 듣다 보면, 너도 이제 그만 고민하고 붓을 들어서 그려보라고, 자기 집 거울 앞에선 제일 감각 있는 사람이 너 아니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서, 나 같은 엔프제의 복잡 미묘한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주고, 힘을 북돋아 주는 것 같아서 좋다.
시선 빼 그러다 목에 담 와
손에 잡히지 않는 건 다 놔
구색 따윈 갖추지 말자
흥얼대 혼자 샤워할 때처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고민만 하지 말고 저질러야 뭐든 탄생하는 법.
자, 우리도 다 같이 지아코처럼 주문을 외워볼까. 'Life is short, Art is long. 너나 나나 쟤나 I make'em say.'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_지코 노래 추천: <남겨짐에 대해>, <사람>, <Soul mate>
+ <BERMUDA TRIANGLE> , <moneyf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