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J라 그런가?
엔프제의 특징 중에 두드러진 것 하나를 더 말하자면, 뭐든지 계획대로 한다는 거다. 계획형 인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엔프제말고 다른 유형에도 종종 나타나는데... 이런 성향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 같이 여행 가기 전 계획 짜는 일을 도맡아 하는 건 기본이고, 한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역할도 이런 유형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해낸다. (나의 실제 경험담 200% 해당됨)
계획을 해야 마음이 편한 스타일. 충동적으로 사는 인생을 재밌어하거나, 무계획적으로 인생은 그저 흘러가는 거다~ 하며 사는 사람과는 미안하게도 맞지 않는다. 아니, 같이 있는 거 자체를 못 견뎌할 수 있다. 엔프제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밤에 자기 전까지 대략적인 하루 평균 스케줄만 10개가 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일주일, 한 달, 1년, 2년, 5년, 10년 후 나의 비전까지 표로 그려보고 흡족해한다. 계획 성취에서 삶의 희열을 느낀다. 오죽하면 남자 친구도 없는데 배우자를 언제 만나서, 언제 결혼하고, 언제 출산할 건지까지 머리에 그려놓고 산다. 이쯤 되면 거의 인간 스케줄러 아닌가.
한량같이 하루에 스케줄 1개여도 괜찮아~ 하는 식의 유유자적 선비 스타일은 이런 엔프제를 절대 이해할 수 없고, 오히려 숨이 막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엔프제는 그래서 자기가 세운 스케줄을 1시간, 30분, 10분 단위로 쪼개서 살기 때문에 녹초 또는 번아웃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괴롭히는 스타일. 10개 스케줄 중에 8개 지키고 2개를 못 지켜도 자신을 책망하는 스타일. 자신에게 혹독한 편이다.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하지 말기를 바란다. 엔프제도 나이를 먹으면 철이라는 게 들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이런 계획과 기준에 맞춰 살지 않는 타인을 질타(?)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상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이런 자신이 독특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할 즈음부터는 인생관이 바뀐다. 나에게 혹독하고 남에게 관대하기로.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을 지혜롭게, 그리고 목숨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오래오래 좋게 유지하며 사는 것임을 깨닫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프제가 뭐든 계획대로 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무계획을 싫어하거나 감성이 메마른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 자신에게 감성 충만 지수가 부족한 것 같으면 계획한 것도 내팽개치고 일탈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예를 들면, 밤에 갑자기 바다 보러 가자고 하는 친구나 애인의 말에는 무조건 오케이! (이런 충동을 극도로 싫어하고 절대 응하지 않는 유형도 있다) 그리고 계획대로 살다가 번아웃이 되었을 때는, 아무 계획도 잡지 않고 하루쯤은 homebody가 되는 것도 좋아한다. 이틀까진 솔직히 자신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