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 변경에 따른 대입 제도 변화의 바로미터
서울대의 입시정책은 한국 대학 입시의 바로미터입니다. 서울대는 2028 대입제도 변경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학생 선발 방식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서울대학교 입학본부가 2024년 1월 29일 미래역량 기반의 창의적 인재 선발을 위한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어 2028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안도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변화의 방향과 핵심 내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수시 전형에서의 제일 큰 변화는 ‘역량 중심’ 평가입니다. 서류평가에서는 역량 중심 평가, 2단계에서는 역량 평가 면접을 진행하겠다는 밝혔습니다. 정시에서는 2단계 교과역량 평가를 추가했습니다.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 3배수를 뽑아 2단계에서 수능점수(60점)에 교과역량평가(40점)을 합쳐 최종결과를 냅니다.
여기서 서울대가 수정·보완한 역량 중심이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아봐야 하겠습니다. 역량 평가는 기존 선발 핵심 기준입니다. 기존 인재선발 평가역량에서 심미적 감성역량을 새롭게 넣고, 지식탐구역량을 지식정보처리역량으로 바꾸었습니다. 서류평가를 ‘종합역량평가’로 명료화했습니다. 종합역량평가에서는 기존평가 기준에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 지식 연계·확장이라는 개념을 더 강조했습니다. 이 개념에 대한 평가를 위해 교육부에서 새롭게 제시한 성취기준과 수행평가를 참고하면 향후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성취기준은 이수하는 수업에서 학생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거나 도달하기를 기대하는 영역별 내용요소를 세 가지 범주(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로 나눴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성취기준을 추가 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행평가도 달라집니다. 과학과목 예시로 제시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 집 모형의 효과 탐구하기’,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분자 구조 모델링하기’ 등 2가지 주제를 보면 감이 잡힙니다. 사회과목 예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 사회 분쟁을 협동학습을 통해 조사’, ‘시민으로서 우리 역할에 대해 생활 속에서 실천가능한 과제 제시하고 관찰 및 동료 평가 실시’는 이전과는 달라진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2단계 면접 평가도 달라집니다. 기존의 제시문 평가가 크게 개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풀이 면접을 지양하고 심층평가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러한 평가에 열린 성격의 문항과 탐침 질문을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학생 자신만의 해결방식을 제시할 수 있는 문항을 제시하고, 면접 상황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 논의를 발전시키고 생각과 경험을 더 고민해 자세히 설명하도록 추가하는 질문을 통해 학생 주도적 답변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2022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습, 교과간 연계와 통합, 삶과 연계된 학습,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을 목표로 한 수업을 전제로 한다. 학생들은 변화된 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새로운 상황과 문제해결에 적용하고, 실생활 맥락 속에서 활용하게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서울대는 새로운 면접 유형을 제안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세 가지입니다. 창의적 문제해결, 융합적 과제수행, 분석적 주제토론이 그것입니다.
창의적 문제 해결 면접은 현실 문제 상황을 주고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융합적 과제수행 면접은 창의적·융합적 프로젝트 성격의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창의적 사고를 평가한다. 분석적 주제토론은 첨예한 논쟁 주제를 제시하고 의견 또는 입장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종합적 역량을 평가한다. 물론 추가연구가 진행 중이라 다른 유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한편, 수능 중심 정시에서도 교과역량평가를 도입합니다. 수시와 달리 정시는 3학년 2학기까지 전 학기를 평가대상으로 합니다. 평가항목은 과목 이수 충실도, 학업 수행 내용, 학업성취도, 공동체 역량 등 학종 평가 주요 요소를 활용합니다. 배점표도 공개했습니다. 7단계 평가 체계로 40점 배점 기준으로 세부 배점당 2점씩 격차를 두었습니다. 즉 A+ 40점, A 38점, B+ 36점, B 34점, C+ 32점, C 30점, D 결격으로 나눴습니다. 정시 모집 전형 모두에 적용합니다.
모집단위별 핵심권장과목과 권장과목 가이드도 개편합니다. 아직 최종안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평가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이공계열의 경우 매우 중요합니다. 요컨대, 필수연계 과목을 축소하고, 과학 소양을 폭넓게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진로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목과 위계를 고려해 평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