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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문일침

자기기만

by 파르헤시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있잖아, 사람들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게 너무 환상적이어서, 그 기준에 부응하는 건 불가능해. 넌 그 기준에 부응할 책임이 없어!" 이는 내 아이디어 중에서 정말 훌륭한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맞춰 살아야 할 책임은 당신에게 없다. 그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야 할 책임 또한 없다. 그건 그들의 실수이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이해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예컨대 암기나 주입식 반복 뭐 그런 방식으로 배운다. 그런이들의 지식은 너무나 연약하다. 이들 중에서 특히 허세부리는 거만하고 어리석은 바보들, 즉 진중하고 진솔한 척하면서 온갖 허튼소리로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사람들에게 떠벌리는 놈들은, 정말 참을 수 없다. 평범한 바보는 사이비나 사기꾼이 아니다. 그래서 정직한 바보는 괜찮다. 하지만 부정직한 바보는 참으로 끔찍한 최악의 말종이다. 나는 인간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원칙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속이기 가장 쉬운 사람이다.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속이지 않는 것도 쉽다. 그 후에는 습관적인 방식으로 정직하게 대하고 정직하게 행동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리차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 "Surely You're Joking, Mr. Feynman!".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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