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의 노래 08화

새는 머물지 않는다

chapter 7.

by 유니제이


그의 노래는 다시 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더 이상 나의 시야에 머물지도 않았다. 나는 기다리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기만했고, 이 모든 세계의 중심은 내 안에 있다고 맹목적으로 되뇌었지만, 그의 부재는 점점 더 깊고 조용하게 나의 감각을 뒤틀었다. 그것은 마치 끈적한 거미줄처럼 나의 모든 신경을 얽어매고,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왜곡시켰다.

처음엔 나의 청각이 무너져 내렸다. 그의 노래가 아니어도, 나는 나의 갈망으로 소리를 만들어냈다. 가느다란 바람소리, 잎맥을 타고 흐르는 이슬의 미세한 움직임, 메마른 잎이 뒤척이는 희미한 마찰까지—나는 그것들을 모두 그의 노래로 착각하고 싶어 했다. "아니야, 이건 그의 노래야. 분명히, 그의 소리라고!" 나의 찢겨진 감각은 점점 더 정교해져, 세상의 가장 작은 떨림까지도 감지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가장 엉망으로 파괴되어 갔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 것만을 듣는 귀머거리가 되어버렸다.

그 다음은 나의 촉각이었다. 잎 하나가 스르륵 떨리면, 나는 그의 작고 따뜻한 발끝이 나의 여린 잎사귀에 닿았다고 맹목적으로 믿었다. 바람에 가지가 흔들리면, 그가 나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가벼운 무게라고 확신했다. "아니, 느껴져! 그의 무게가. 그의 체온이. 내가 놓칠 리 없어!" 나의 모든 몸은, 그의 존재를 감지하려 뒤틀린 촉수로 변해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단 한 번도 그가 아니었다. 나는 점점 더, 그가 남긴 '아닌 것들'에 그의 존재를 덧씌웠다. 그에게서는 어떤 흔적도 없었지만, 나는 그가 지나간 곳마다 투명한 발자국이 남았다고 착각했고, 그가 잠시 나를 바라봤다고 믿으며, 그 헛된 시선 속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했다.

내 감각은 광기처럼 무한하게 확장되었다. 나는 더 멀리 있는 소리까지 듣기 시작했고, 더 가볍고 미세한 떨림까지 느낄 수 있게 되었으며, 어떤 절대적인 침묵 속에서도 나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모두, 맹목적으로 그를 향한 것이었다. 나는 그의 발소리가 없다는 것조차, 그가 나를 향한 자신만의 신비로운 방식이라 해석했다. 나는 그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속였지만, 나의 모든 감각은 그에게로만 향하는 거대한 안테나가 되어 있었다. "아니, 아니야! 나는 그를 기다리는 게 아냐. 나는 그저... 감각의 신일 뿐이야!"

하지만 시간은 잔인했다. 나의 모든 망상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느 날, 바람은 단 한 번도 불지 않았고, 메마른 하늘에서는 이슬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나의 잎은 단 한 번도 떨리지 않았다. 세상은 완벽한 정적에 갇혔고, 그 정적 속에서 나는 피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해야 했다. 나의 모든 감각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아니야. 이건 거짓말이야. 세상이 나를 속이는 거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구!!!!!"

뿌리 끝까지 전해오는 냉정한 고요.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 속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가지들은 허공을 향해 비틀렸고, 잎들은 스스로를 뜯어내려는 듯 파르르 떨렸다. 나의 뿌리는 대지를 찢고 솟아나려 했지만, 단 한 치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내 안의 모든 조직이 "아니야!"를 외치며 찢겨나가는 듯했다.

그날, 나는 알았다.

그는 정말로 나의 곁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을. 그는 나를 떠난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단 한 번도 나의 곁에 머문 적이 없었다. 나의 모든 감각은 그의 부재를 가지고 환영처럼 만들어냈을 뿐, 그것은 실체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나의 존재를 스쳐 지나갔을 뿐이며, 나는 그 찰나의 지나침을 나를 향한 영원한 존재라고 착각한 것뿐이었다.

나는 나무였다. 뿌리를 박고 움직이지 못하는 존재. 감각으로 세계를 붙잡을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 모든 확장되고 뒤틀린 감각은 결국 스스로를 속이기 위한 처절한 도구였다. 나는 이 숲의 중심이 아니었다. 나는 단지, 그의 중심에서 끝없이 멀어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정말로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의 뿌리 깊은 곳에 박힌 몸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의 의식은 마지막까지 그것을 부정했다. 나는 놓을 수 없었다. 나의 모든 존재가 필사적으로 "아니라고, 아니라고," 외치고 있었다.

새는, 머물지 않는다.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그는 노래했고, 나는 들었다. 그는 지나갔고, 나는 남았다.

이 이야기의 시작도, 그의 머무름이 아니라, 나의 잔혹한 착각이었다. 나의 모든 고통과 집착은, 나의 환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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