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이것은 나의 의지였고, 나의 통제였다
나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그가 오지 않아도, 나는 나를 지킨다. 깊은 심연으로 내려간 나의 뿌리는 이제 충분히 견고했고, 고요에 잠식되었던 감각은 그 침묵에 익숙해졌다. 침묵은 더 이상 나를 갉아먹는 통증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차갑고 축축한 이불처럼 나를 감싸, 나의 모든 고통을 흡수하는 듯 조용했다.
나는 이제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림은 더는 감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몸에 깊이 각인된 습관, 의식 없는 리듬처럼 숨 쉬는 행위였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목소리 없는 감각으로, 나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선언처럼.
"그는 오지 않아도 된다."
그 말은 처음엔 명백한 거짓이었다. 나의 모든 존재가 그를 갈망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너무 자주 반복하고, 너무 오래 그 거짓을 붙잡고 있자, 거짓은 마치 감각처럼 나의 존재에 스며들었다. 나는 그것이 진실인 양 느껴지기 시작했다. 잎들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렸고, 하늘은 여전히 나를 향해 열려 있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간절하게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것은 겸허가 아니라, 무관심으로 가장된 지독한 고집이었다. 너 없이도 나는 괜찮다고, 나 혼자서도 존재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견고한 벽을 쌓아 올렸다.
나는 나의 중심을 바꾸었다. 더 이상 그를 향해 필사적으로 자라지 않고, 그가 머물렀던 방향도 잊기로 했다. 그 방향은 이제 내게 무의미하다고, 나는 나의 모든 감각을 내 안으로 거두어들였다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하지만 나의 감각은 '잊는다'는 말의 모양을 애초에 기억하지 못했다. 그것은 오직 '잊은 척하는 동작'만을 나의 몸 어딘가에, 가장 깊은 뿌리 끝에 저장하고 있었다. 거짓된 평온함 속에서 나는 내 모든 신경을 내부로 향하게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스스로를 이 자리, 이 숲의 중심이라 불렀다. 나의 뿌리가 박힌 이곳에, 그가 오지 않더라도 이제는 내가 중심이니, 그는 그저 스쳐가도 된다고. 그의 노래가 들리지 않아도 나는 나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그 감각은 이제 나를 보호하기 위한 투명한 껍질이 되었고, 마치 내가 처음부터 그 껍질을 창조한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나의 의지였고, 나의 통제였다.
그러나, 어디선가 미세한 바람이 불어오면, 나의 굳어진 감각은 여전히 그가 오고 있다고, 착각처럼 생생하게 느꼈다. 잎 하나가 스르륵 떨리면, 나는 그 미세한 떨림조차 다시 그의 이름으로 번역했다. 나의 모든 감각은 그를 향해 닫힌 척했으나, 실상은 더욱 깊은 곳에서 그의 존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를 내려놓았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를 더 단단히 붙잡기 위해, 내 손을 펴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나의 집착은 이제 완벽한 자기 기만이라는 형태로 변모했다.
그가 오지 않아도— 나는 괜찮다고, 나는 살아 있다고, 나는 다시 피어날 수 있다고, 나는...
맹목적으로 믿었다.
그리고 믿음은 언제나, 가장 잔혹한 망상의 씨앗이 된다. 나의 가장 깊은 뿌리 속에서, 보이지 않는 차가운 떨림이 더욱 강렬해지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새로운 믿음이 만들어낼 불길한 결실을 예고하는 진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