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원 Oct 08. 2022

어려운 시기일 수록, 디자인 씽킹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사람이 쓰고, 향유하기 때문에

2020년 갑작스러운, 전세계적인 사태로 말미암아 많은 것들이 멈추거나 갇혀지내야만 했습니다. 저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를 기반으로 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주 업무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자가 어떠한 경험을 하고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한 고유의 경험을 수집하여 정성적 분석을 통해 제품/서비스의 고도화 혹은 개선 방향을 수립하는 업무가 많았습니다. 또한 워크샵의 형식으로 기업 실무 담당자들과 함께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비디자이너나 기획자들에게 사용자의 관점을 이해시키고 유저 인터페이스나 스마트폰 앱의 사용성과 같은 측면에서도 어떻게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을 통해 실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을 하였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대면하여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우선적으로 그러한 모든 활동들이 멈추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은 디지털 채널에 훌륭히 대응한 기업들만이 생존할 수 있었고, 규모가 작거나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소리 소문없이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음식 배달과 재택 근무, 줌을 통한 미팅 및 사회 활동이 주요한 활동이 되었습니다. 디지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앉아, 제 자리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쳤습니다. 


 지금은 2022년, 아직도 사라지지는 않고 있지만, 세상이 멈출 수는 없기에 여전히 사회 활동은 계속되고, 재택을 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으로 나뉘기도 하였습니다. 2020년의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여전히 제품/서비스는 사용자 경험을 충실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사용자 경험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의 심리를 헤아리는 개선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안심, 방역, 청결, 사회적 기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발 빠르게 사용자의 니즈와 페인포인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반면, 사용자보다는 기업의 관점을 우선시 하는 기업들의 경우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조직의 연혁과 상관없이 고객과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추어 적절한 행동과 활동, 대응, 정보 제공 등을 하는 기업은, 자연 환경에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의 제품/서비스는 고객/사용자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선택을 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과 환경이라 하더라도, 고객은 존재합니다. 고객이 없어 보이는 것은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상황만을 주시할 것이 아니라, 바뀐 고객의 니즈와 행동, 요구 사항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입니다.


 디자인 씽킹은 (해당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관점을 이해하여 그에 적합하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론Methodology이자 사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0년에는 환경의 탓으로 돌리고, 2022년에는 불경기로 탓을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고객의 바뀐 태도이나 행동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고객의 태도와 행동을 이해한 제품/서비스로 자사의 대응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회사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야 한다고. 그러나 고객과 사용자를 중심에 두지 않고, 단순히 회사의 임직원들만을 위한 관점만이 반영된 워크 프로세스에 디지털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페이퍼리스 컴퍼니가 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단순히, 제가 사용자 경험 분야의 일을 하기 때문에 제가 하는 분야의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환경의 변화에 기업은 적응해야 하며, 대부분 이러한 변화는 고객이 어떠한 것을 줄이고 어떠한 것을 선택하는 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당사는 이 시기에 국내 대표 이커머스 회사의 디자인 씽킹 및 사용자 경험과 관계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당연히 여행은 극도 제한되고, 그 부분에 대한 판매를 담당하는 해당 부서는 매출이 급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당사와 함께 대고객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주목적은 현재 이 시기에 여행을 가지 않는, 그럼에도 여행을 가는 실제 고객/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왜 여행을 가지 않는가/가는가, 간다면 무엇이 제일 중요한 판단 기준인가, 주로 어떤 서비스를 현재 사용 중이며 왜 그 서비스를 사용 중인가, 당사 앱/서비스를 사용하는가/사용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등 Why에 대한 이유과 구체적인 방법, 대응, 진행 등과 같은 어려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객/사용자 인터뷰는 실제의 목소리를 듣는 사용자 경험/디자인 씽킹 분야에서의 오래된 디자인 방법 design method이며, 이를 통해 바뀐 고객을 이해하여 그에 대응하는, 적합한 제품/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인터뷰를 지켜보고, 이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면서, 앞서 이야기한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로 다수의 사용자들의 의견들을 종합하고 분석하여 나온 대안으로 서비스를 개편할 수 있었습니다.


 대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흔히 사용하는 줌과 같은 비대면 디지털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하고 여러 기능을 응용하여 오히려 더 많은 내부 관계자들이 고객/사용자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고, 오히려 더 많은 관심과 대응을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대면이니 안된다, 하지 말아라가 아니라,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서 안전하게 진행하면서도 더욱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개편안에 고객의 관점을 적극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약 2년간의 비대면 중시의 시기동안 사용자 경험 UX 디자인 및 디자인 씽킹 분야는 많이 축소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잊혀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문제 해결 방안에 선택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 디자인 씽킹은 고객/사용자를 우선시하는 유일한 기획 방법입니다. 보이지 않는 사용자 경험은 바뀌었고,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아직도 추정과 추측에 근거하고 담당자 개인의 관점과 상급자의 선호에 따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어려운 시기임에도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사용자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아직도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고객과 사용자의 목소리를 모른다거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에서라도 고객과 사용자를 만나서 한 번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왜 우리 제품/서비스를 선택하지 않는지? 왜 다른 제품/서비스를 선택하는지? 어떻게 한다면 우리 제품/서비스를 선택할 것인지?


 무조건적인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주의해야합니다. 그 전에 변화한 고객과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디지털은 수단일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선택되지 않는다면 자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의미가 없습니다. 변화한 시대와 상황의 고객, 사용자의 공감empathy을 명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디자인 씽킹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디자인 과정 = 디자인 프로세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