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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이목 Apr 22. 2024

재채기

등을 떠미는 강하고 빠른 호흡에

순식간에 공중으로 흩뿌려진다


나는 네게 꽃가루, 솜깃털, 가는 모래알

또는 성가시고 간질이는 세상의 모든 것


내 작은 몸짓에도 넌 재채기를 터트린다

숨구멍을 가린 채 두 눈 꼭 감은 네 모습은

실체 없던 나의 존재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날이 선 갈고리가 되어 온몸을 할퀸다


나는 끝내 고개를 돌려 허공을 부유한다

부르튼 살갗, 충혈된 흰자위 따위 괜찮다

다 괜찮다


그저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마지막 걸음을 뗀다

나는 벗어나도 결국은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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